구글이 챗GPT 대항마인 인공지능(AI) 챗봇 '바드(Bard)'를 내놓은 가운데 구글 내부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바드를 발표한 방식을 놓고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까지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10일(현지 시각) CNBC에 따르면 구글 내부 커뮤니케이션 사이트인 '밈젠(Memegen)'에 구글의 바드 발표에 대해 "부실했다", "서둘렀다"는 비판을 담은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구글답지 않았다. 장기적인 전망으로 돌아가라"라는 게시물은 구글 내부의 호응을 얻고 있다.

미국 뉴욕 맨해튼의 구글 스토어 첼시에 걸려있는 구글 로고. / 로이터

비판의 초점은 피차이 CEO에 쏠리는 분위기다. 한 게시물은 피차이 CEO의 사진을 담아 "순다에게, 음유시인(바드를 뜻함)의 출범과 정리해고는 섣불렀고, 부실했으며 근시안적이었다"고 썼다. 또 다른 게시물은 "피차이 CEO의 리더십은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그는 근시안적이고 구글답지 않게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밈젠 게시물을 보면, 구글은 8일 바드 시연 행사를 앞두고 내부 직원들에게 바드 기능을 담은 슬라이드 몇 장을 간략하게 공유하는 데 그쳤다. 심지어 일부 직원은 이날 구글이 바드 시연 행사를 하는지조차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직원은 밈젠에 "한 발표자는 시연에 필요한 전화기를 가져오는 것을 잊어버렸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게시물은 정리해고와 바드 시연을 비교했다. 해당 게시물은 배우 니콜라스 케이지가 웃고 있는 사진과 함께 "1만2000명을 해고하면 주가가 3% 상승하고, 급하게 인공지능을 시연하면 주가가 8% 하락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피차이 CEO는 챗GPT가 시장의 관심을 받자 지난 6일 바드 출시를 발표했다. 구글이 지난 6일 챗GPT 경쟁 서비스인 바드 출시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MS가 자사의 검색 엔진 '빙(Bing)'에 AI을 결합한 새로운 버전의 검색 엔진 빙을 선보이자, 구글은 8일 프랑스 파리에서 행사를 열고 AI 챗봇이 기반의 새로운 검색 서비스를 공개했다. 구글은 텍스트 검색에 AI 챗봇을 도입한 것은 물론 구글 맵(지도), 구글 번역 등에도 AI 챗봇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행사는 구글에 독이 됐다. 바드가 내놓은 검색 결과에 오류가 있었기 때문이다. 구글은 이날 바드가 아홉 살 어린이를 상대로 "제임스 웨브(James Webb) 우주 망원경을 통해 이뤄진 새로운 발견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답변하는 GIF 형식의 짧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바드가 답변한 내용에는 "제임스 웨브 우주 망원경이 태양계 밖의 행성을 최초로 찍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달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외계 행성의 첫 번째 사진은 2004년 유럽남방천문대가 설치한 초거대 망원경이 촬영했다. 한 천문학자는 "과거 역사를 과소평가한 나사의 보도자료를 잘못 해석해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FT는 "AI로 작동하는 검색 엔진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며 "소위 생성 AI 시스템의 결함이 다시 확인됐다"고 꼬집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날만 구글 주가가 7.7%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