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는 살아있다. 최고의 케이팝(K-pop)을 보면 알 수 있다(Take It From K-Pop's Finest: Globalization Lives!)."
코로나19 대유행 때문에 3년 만에 열린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주제는 '조각난 세계에서의 협력'으로 세계화가 느슨해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방안을 찾는 것이었다. 전 세계에서 모인 정치·경제 지도자는 각국이 무역 장벽을 설치하며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곳곳에서 지정학적 위기에 놓인 상황을 우려했다. 탈세계화는 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꾸준히 제기됐지만,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다중 위기'(이질적인 위기가 상호 작용해 전체적으로 미치는 영향이 그 합을 초과하는 것)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급증했다.
하지만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는 2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에 "BTS는 세계에서 성공한 TV 시리즈 '오징어 게임'처럼 문화 세계화의 전형"이라며 BTS를 세계화의 산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세계화가 끝나지 않았음을 역설했다.
퍼거슨 교수는 "다보스포럼 패널로 참석해 탈세계화의 부정적 전망에 대해 논의하기로 하고 스위스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세계화는 한계에 도달한 것인가' 자문했지만,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세계화가 정점을 지났다는 생각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금융위기 이후 세계 총생산(GDP)에서 세계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감소했다. 글로벌 자본 흐름은 2007년 최고치를 회복하지 못했다. 미국 경상수지 적자는 2006년 3분기, GDP의 6%를 차지하며 최고점을 찍은 뒤 하락세다. 미국 인구 중 외국 태생 비율은 2012년 이후 증가세가 둔화했다. 전 세계 이민자도 2007년 정점을 찍고 하락했다. 영국은 브렉시트를 선언하며 유럽연합(EU)을 탈퇴했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보호무역주의, 이민자 거부에 대한 흐름은 강화했다.
하지만 퍼거슨 교수는 "세계화를 측정할 수 있는 더 강력한 방법이 있다"며 BTS로 대표할 수 있는 문화 융합, 미·중 무역적자, 애플이 중국에서 조립된 비율을 예로 들었다.
미국 무역적자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약 3분의 1(32%)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5년에 48%로 정점에 도달했다 2021년 32%로 2007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여기다 애플은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 하고 있지만, 중국 내에서 조립된 아이폰·에어팟·아이패드·맥 비중은 2020년 100%에서 현재 85~95% 수준으로 약간 떨어진 수준이다.
여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이 러시아를 제재하면서 유럽과 러시아의 경제가 단절됐다고 믿는 이들이 많지만 실상은 다르다. EU의 러시아 수출액은 2021년보다 2022년에 더 늘었다. 러시아산을 덜 수입한 EU 회원국은 전체 27개국 중에서 7곳에 불과했다.
퍼거슨 교수는 "문화 세계화 측면에서 BTS는 아시아 퓨전을 향한 트렌드의 일부"라며 "중국 플랫폼인 틱톡 사용자는 전 세계 온라인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5억3000만 명 이상"이라고 꼬집었다.
퍼거슨 교수는 "제네바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리처드 볼드원은 '세계화가 정점에 달했다는 것은 미신'이라고 말했다"며 "볼드원이 지적한 것처럼 상품과 무역의 세계화가 절정에 이르렀다고 주장할 수는 있지만, 국경 간 서비스 무역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리쇼어링(reshoring) 또는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 기술 변화로 공급망 전반의 세계화는 줄었지만, 반대로 서비스 부분의 세계화는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퍼거슨 교수는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않고 다른 상품 및 서비스 생산의 중간 투입물로 사용되는 서비스는 오히려 세계화되고 있다"며 "디지털 기술이 중간 서비스 무역의 문을 열었다"고 말했다.
맥킨지 글로벌에 따르면 국경 간 서비스, 유학생, 지식재산권 유통은 2010~2019년 상품 무역보다 약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는 "데이터 흐름은 연간 50%씩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퍼거슨 교수는 세계화와 강대국 사이의 정치적 긴장이 BTS가 처한 상황에도 묻어있다고 말했다. BTS가 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정치적 상황에 처해 군 복무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퍼거슨 교수는 "BTS는 2020년 '다이너마이트'로 빌보드 핫 100과 빌보드 글로벌 200에서 동시에 1위에 오른 최초의 밴드"라며 "다이터마이트를 듣는 것은 서양과 아시아 대중문화가 융합됐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025년에 완전체로 재결성하는 BTS가 다보스포럼에 초청돼 다보스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