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유층이 중국을 떠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동안 이어진 봉쇄와 격리 위주의 강력한 방역 정책에 지친 데다 중국 내수 시장이 침체하면서 부동산 가치는 떨어지고 위안화 가치마저 떨어지면서 부(富)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투자이민 컨설팅 업체 헨리 앤 파트너스를 인용해 "1만 명의 부유한 중국인들이 본토를 떠나고, 3000명이 홍콩에서 이주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인의 해외 이주 문의는 급증하고 있다. 헨리 앤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이민 상담고객의 66%가 중국인이었다. 1분기보다 134% 증가한 수치다. 핸리 앤 파트너스는 "올해 2800명의 중국 출신 고액 자산가가 싱가포르로 이동할 것"이라며 "이는 2019년에 비해 87% 증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 호텔. / 쌍용건설 제공

중국 부유층의 시선을 끄는 곳은 싱가포르다. 싱가포르 400만 시민과 영주권자 중 4분의 3이 중국계다. 여기다 싱가포르에서는 중국어가 공용어로 쓰이며 중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안전하며 세금이 낮다는 것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싱가포르가 중립국이라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퓨 리서치 센터가 6월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인의 약 67%가 중국을 호의적으로 보고 있다.

싱가포르에 가족 법인을 설립하는 중국인도 늘고 있다. 가족법인은 자산 승계나 투자 관리 목적으로 초고액 자산가 개인이나 가족의 투자금을 관리하는 법인이다. 2021년 기준, 싱가포르 통화청(MAS)에 700개 이상의 가족법인이 설립됐다. 2018년(50개)과 비교해 14배로 늘었다. 현재 MAS에는 600개 이상의 법인설립 신청서가 접수돼 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중국 출신의 부유한 가족이다.

중국 부유층의 이주가 늘면서 싱가포르 전역에서 중국인을 상대로 한 VIP 클럽도 늘고 있다. SCMP는 "싱가포르에는 호화로운 와인바와 칵테일 바가 이미 많지만, 중국인을 대상으로 새로운 VIP 클럽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최근 문을 연 클럽 가격은 회원권이 최소 5만 싱가포르 달러였지만, 50석이 첫날 매진됐다"고 보도했다. 이어 "싱가포르 현지인은 위스키와 와인을 마시지만, 고급 클럽과 레스토랑에선 중국인의 향수를 달래기 위한 마오타이 수요가 급증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