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가 총리직에 재도전하지 않는다고 밝히면서 리시 수낙 전 재무장관이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영국 런던 랭카스터 하우스에서 개막한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에서 리시 수낙(가운데) 당시 영국 재무장관이 재닛 옐런(오른쪽) 미국 재무장관이 나란히 앉아 있다.

수낙 전 장관은 늘 ‘최초’ ‘파격’ 등의 타이틀을 달고 다닌다. 수낙 전 장관은 1980년 5월생으로 만 42세의 젊은 정치인이다. 총리직에 오를 경우 1812년 로버트 젠킨슨(만 42년 1일) 이후 210년 만에 최연소 총리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양친 모두 인도계 이민자라는 점도 눈에 띈다. 따라서 그가 총리가 될 경우 영국 최초의 비(非)백인 유색인종 총리로 기록될 전망이다.

영국 최고 명문 옥스퍼드대 PPE(철학·정치학·경제학) 출신인 수낙 전 장관은 보통의 이민자 후손과 달리 유복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의사인 부친과 약사인 모친으로부터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그는 최고 명문 사립고교인 윈체스터칼리지와 옥스퍼드를 거쳐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입사했다.

이후 2015년 35세 나이로 하원의원에 당선된 그는 정계에서도 초고속 승진을 이어갔다. 테리사 메이 전 총리 내각에서 주택공공자치부 차관을 지냈고, 2020년 2월 재무장관에 임명됐다.

2009년 인도 정보기술(IT) 기업 ‘인포시스’의 나라야나 무르티 회장 딸 악샤타와 결혼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수낙 전 장관 부부의 보유 자산 규모를 7억3000만 파운드(약 1조1829억 원)로 추산했다. 군살 없는 몸매와 항상 고급 양복을 갖춰 입는 패션 감각으로 2020년 ‘가장 섹시한 영국 정치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부족한 경험과 백인 중년남성 중심의 정치 문화, 보리스 존슨 전 총리를 배신했다는 따가운 시선은 그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리즈 트러스 총리와 맞붙었던 보수당 대표 원내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고도 당원 투표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