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일본 도쿄의 외환 거래 회사 딜링룸에서 엔·달러 환율이 전광판에 표시돼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엔화 가치가 32년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일본 중앙은행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엇박자를 내며 완화적 통화 정책을 고수하자, 엔화 값이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21일 오후 9시 40분(한국 시간) 미 달러화에 대한 엔화 환율(엔·달러 환율)은 151.95엔을 기록하며 152엔 턱밑까지 올랐다. 1990년 7월 이후 3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시간대는 미국과 유럽의 외환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는 때다.

엔·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32% 가량 오른 상태다. 일본 중앙은행이 2016년 1월부터 현재까지 줄곧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며 미 연준과 상반된 정책을 이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연준은 올해 들어서만 기준금리를 3%포인트(300bp) 끌어올리며 매파적 색채를 강화하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일본 경제의 위축이 장기화하자 2012년 12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통해 금융 완화와 엔화의 평가 절하, 적극적 경제 성장을 추진했다"며 "현재 일본의 통화정책은 아베노믹스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중앙은행이 완화적 정책을 고집하는 가운데 일본의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은 31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 총무성이 21일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신선식품을 제외한 종합지수)는 102.9를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3% 상승했다. 이는 1991년 8월의 상승률(3%)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