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7일(현지시간) 중국 반도체 메모리칩 생산업체인 YMTC(양쯔메모리) 등 중국 기업 31개 사를 수출 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번 정책은 중국 반도체 회사에 대한 미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수출 통제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미국 정부는 삼성, SK하이닉스 등에 대해서는 별도의 심사 과정을 거쳐 허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뉴욕주 포킵시의 IT기업 IBM 연구센터를 찾아 연설하고 있다. IBM은 이날 반도체 제조와 연구 개발을 위해 허드슨밸리 지역에 10년간 200억달러(28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연합뉴스

미국 상무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날부터 자국 기업이 특정 수준 이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첨단 기술을 판매할 경우 별도의 허가를 받도록 제한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미국 기업이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칩을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경우 첨단 기술 수출에 대한 허가를 받도록 한다.

생산 시설이 중국 기업 소유인 경우 이른바 ‘거부 추정 원칙(presumption of denial)’이 적용돼 수출이 사실상 전면 통제된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정책에 대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과 군사력 증진 시도를 저지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시도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는 이번 정책이 미 행정부의 목표대로 진행된다면 중국의 수퍼 컴퓨팅 기술을 통한 핵무기 및 극초음속 미사일 등 군사 프로그램 개발 속도를 늦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규제로 미 반도체 장비업체 KLA, 램리서치, 어플라이드머터리얼즈 등은 중국 소유 공장으로 장비 반출을 사실상 중단하라는 서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업체 중신궈지(SMIC)를 비롯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 반도체 장비 생산업체 31개사에 대한 수출이 제한됐다.

반면 삼성과 SK하이닉스 등 중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는 외국 기업의 경우 별도 허가를 받도록 조치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에서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서는 별도 심사를 거쳐 수출 허용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