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의회가 모든 휴대전화와 태블릿, 카메라에 대한 충전단자 표준을 오는 2024년까지 ‘USB-C’ 타입으로 통일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EU는 본회의 표결을 통해 오는 2024년 말까지 안드로이드 기반의 USB-C 커넥터를 EU 역내 표준 충전단자로 통실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애플 아이폰 충전 단자. /애플 제공

USB-C 타입은 현재는 안드로이드용 기기 충전기에 대체로 적용되고 있다. 의회는 2026년 봄부터는 의무화 적용 대상을 노트북으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세계에서 처음 시도되는 이번 조처는 전자기기 관련 폐기물을 줄이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지속가능한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의회는 설명했다.

이날 의회에 나온 EU 집행위의 마그레테 베스테거 부위원장은 “각 기기마다 다른 충전기를 살 필요가 없어 소비자들이 1년에 2억5000만유로(약 3500억원)를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조처 추진으로 아이폰을 비롯한 자사 제품에서 USB-C 타입이 아닌 고유 충전 단자를 고수하는 애플이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애플은 앞서 EU의 충전단자 단일화 추진 소식에 혁신을 방해하고 많은 양의 전자 폐기물이 양산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 법안은 또 전자 리더기, 무선이어폰 이어 버즈 등도 해당돼 삼성과 중국 화웨이도 충전포트를 바꿔야 할 처지가 됐다. 2018년 기준 신규 휴대폰 중 절반 가량이 USB 마이크로-B 커넥터가 충전기였고 29%가 USB-C 커넥터, 21%가 애플의 라이트닝 커넥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