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남서부 냐스비주에 있는 야말-유럽 가스관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의 천연가스 공급 중단에 따른 유럽의 올겨울 ‘에너지 대란’이 다가오는 가운데 전력 공급 차질로 이동통신망까지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29일(현지 시각) 예비전력이 충분하지 않은 유럽 각국에서 이 같은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프랑스·독일·스웨덴 등 각국 정부와 기업들이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유럽 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각국 통신사들은 전력 위기로 인한 이동통신망 중단에 대한 우려를 각국 정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제2차대전 이후 지금까지 전력난을 겪어본 적 없는 유럽 국가들은 긴 시간 동안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예비 전력을 갖추지 못해, 여러 국가에서 이동통신망 마비 가능성이 있다고 통신업계 임원급 4명이 입을 모아 지적했다. 현재 유럽에는 약 50만 개의 이동통신 기지국이 있는데, 이들 대부분은 정전 시에 배터리를 이용한 예비 전력으로 작동 가능한 시간이 30분 정도에 불과하다.

프랑스에서는 국영 송전기업인 에네디가 최악의 시나리오인 ‘2시간 전력 중단’ 등에 대비한 대책을 세우고 와중에, 프랑스 이통업계가 에네디 측에 기지국도 필수 시설로 순환 정전 시에도 정전 예외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는 원자력발전소 의존도가 높은데 일부 원전들이 유지·보수를 위해 가동을 멈춘 상태여서 상황이 더욱 악화하기 쉽다.

독일 도이체텔레콤은 전력 중단 사태가 길어질 경우 디젤로 비상 발전기를 돌릴 예정이며, 이탈리아 이통사들은 새 정부에 강제 정전 등에서 이통망을 제외하도록 요구했다.

노키아나 에릭슨 등 통신장비 기업들도 전력 중단 영향을 완화하기 위해 협조하기로 했다.

유럽 이통사들은 통신장비를 전력 효율이 높은 새 장비로 교체하는 등 초과 전력 사용을 줄이도록 통신망을 재정비해야 한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통사들은 통신 트래픽을 최적화하는 소프트웨어를 이용하고 기지국이 이용되지 않는 시간에는 절전 모드로 들어가도록 하는 등 절전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