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기간 미국 초·중·고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30여 년 만에 최악 수준으로 나타났다고 워싱턴포스트(W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이 1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 미국 매사추세츠주 첼시의 소콜로우스키 초등학교 교사와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 교육부가 올해 1~3월 실시해 1일(현지 시각) 발표한 전국교육성취도 평가에서 초등 4학년(만 9세)의 독해 평균 점수는 500점 만점 중 215점으로 팬데믹 직전인 2020년 초보다 5점 떨어졌고, 수학은 7점 하락한 234점을 기록했다. 이 같은 점수는 1990년대 이래 한 세대 만에 최저치다. 특히 50년간 꾸준히 올랐던 4학년 수학 점수가 떨어진 것은 1971년 이 시험 창설 이래 처음이다.

인종별로는 흑인·저소득층의 학력 저하 비율이 백인·중산층 학생의 하락 폭에 비해 4배까지 높게 나타났다. 이번에 유일하게 상승한 지표는 아시아계 학생의 독해 점수뿐이었다

미국 교육부의 전국교육성취도 평가는 초·중·고 교육이 각각 완성되는 시점인 4학년·8학년·1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며 ‘미국의 성적표’로 불린다. 이번 평가는 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인 대유행) 이후 2년 만에 처음 실시됐다. 애런 팔라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WSJ에 “학력 저하를 되돌리는 데 다시 한 세대가 걸릴 수 있다”며 “미 경제의 앞날이 어둡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미 학력 저하는 팬데믹 중 장기간 원격 수업, 교내 총기 폭력 증가에 따른 학사 운영 파행, 교사·교직원 구인난, 사이버 집단 괴롭힘 증가 등이 복합 작용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