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의 디아블로 캐니언 원자력발전소 /AP=연합뉴스

그동안 탈원전에 앞장섰던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주의회가 1일(현지 시각) 캘리포니아 내 마지막 남은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을 연장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앞으로 전력 공급 부족 가능성이 커지자 결국 가장 효율적인 발전인 원전에 기댄 것으로 풀이된다.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이날 디아블로 캐니언 원자력발전소를 오는 2030년까지 5년 더 가동하기 위해 원전 운영사에 14억 달러(약 1조9000억원)의 융자를 제공하는 내용의 법안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가결했다고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디아블로 캐니언 원전의 원자로 2기는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8%가량을 공급하며 각각 오는 2024년과 2025년에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었다.

이 같은 표결 결과는 캘리포니아가 극심한 폭염 속에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공급 부족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을 반영했다. 최근 캘리포니아주 전력망 운영사는 주민들에게 늦은 오후와 초저녁에 전기차 충전을 삼가는 등 전기 사용을 줄일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2018년 오는 2045년까지 주내에서 쓰이는 모든 전기를 100% ‘탄소 없는 발전’으로 충당하도록 하는 법을 통과시키고 재생가능에너지 확대를 추진해왔다. 이 같은 흐름의 일환으로 당초 화력발전소뿐 아니라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러나 캘리포니아에도 폭염과 가뭄이 계속되고 재생가능에너지 시설 사업은 속도가 나지 않자 원자력발전소를 계속 가동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민주당 소속인 개빈 뉴섬 주지사마저 최근 원전의 허가 연장을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