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주변 우주궤도를 도는 인공위성과 우주 파편이 가까이 놓이는 사례가 늘면서 미국 정부가 우주쓰레기 청소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 2일 미국 호주 방송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 등이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의 파편으로 추정되는 금속 덩어리(사진)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달게티 지역의 양 목장 한가운데서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시속 2만km가 넘는 속도로 지구 주변을 도는 우주쓰레기가 수천 개에 달해 인공위성과 우주정거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 쓰레기가 급격히 증가해 최악의 경우 케슬러 증후군(궤도상의 우주 쓰레기들로 우주 탐사가 불가능해지고, 인공위성을 사용할 수 없게 되는 현상)으로 우주작전에 큰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백악관은 지난달 말 우주 파편을 추적해 경로를 바꾸고 필요할 경우 제거하는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우주쓰레기의 청소·추적·억제를 담당하는 부서를 지정하면서 저(低)궤도에 있는 직경 1cm 이하의 파편도 추적 대상으로 지정했다.

미국 정부는 그밖에도 발사 뒤 궤도에 남는 로켓 등 우주 파편이 궤도에 머물수 있는 기한에 관한 규정도 논의를 거쳐 새로 수립할 예정이다. 현재 국제적으로 공인된 기준은 폐기된 인공위성과 로켓이 25년까지 궤도에 머물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만, 너무 느슨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우주쓰레기 청소작업은 한나라가 책임지고 처리할 수 있는 과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이 같은 계획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기후변화 문제와 마찬가지로 많은 나라들이 공동 규범을 정해 적극적으로 우주 파편 제거와 무력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

한나라가 다른 나라의 우주 쓰레기를 치울 경우 다른 나라의 인공위성을 간섭하는 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와 관련해 안전한 세상 재단의 빅토리아 샘슨은 “우주에 많은 것을 발사할 계획이 없거나 우주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로선 자신들이 우주 쓰레기를 직접 청소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 굴욕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발사된 로켓 파편이 예상과 달리 바다에 떨어지지 않고 민가와 가까운 곳에서 발견되는 사건이 속속 벌어지고 있다.

중국이 자체 우주정거장 ‘톈궁’ 구축을 위해 지난달 24일 발사한 우주로켓 ‘창정5B’의 잔해 일부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의 칼리만탄 서부 지역에서 발견됐다. 창정5B 잔해물의 추락 후보지에는 한반도도 포함돼 있었다.

창정5B 잔해 추락 이틀 뒤인 이달 2일에는 3m 높이의 금속 덩어리가 호주 뉴사우스웨일스주 달게티 지역의 양 목장 한가운데서 발견됐다. 이는 5월 3일 지구 귀환에 성공한 미국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우주선 ‘크루 드래건’의 파편으로 밝혀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