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로이터 연합뉴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대만 방문 계획을 놓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이 내달 대만 방문을 강행할 경우 중국은 강경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25일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미국측에 과거 다른 사례 때보다 더 강력한 경고를 비공식적으로 전달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가 사실이냐’는 질문에 대해 “당신(질문자)이 알고 있는 내용이 정확하다”고 답했다. 다만 자오 대변인은 중국 측이 미국에 경고한 내용에 군사적 수단까지 포함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다.

앞서 FT는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해 “펠로시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경고는 이전 대만과 관련한 미국의 행동이나 정책에 대해 불만이 있었을 때 중국이 했던 위협의 수위에 비해 현격히 강력했다”며 “중국이 군사적 대응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펠로시 의장이 대만행을 강행할 경우 중국의 대응 수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FT에 따르면 펠로시가 탄 항공기가 대만에 착륙하지 못하도록 막을 가능성과, 전투기를 동원해 펠로시가 탑승한 군용기의 비행을 방해할 가능성 등이 거론됐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 측은 최근 미국 측을 향해 여러 차례 펠로시의 대만 방문에 대해 결연한 반대, 엄중한 우려와 엄정한 입장을 밝혔다”며 “우리는 언제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미국 측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중국 측은 엄정하고 강력한 조치를 취해 국가주권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것이며 이로 인한 모든 결과는 미국 측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도 외교·안보 칼럼니스트 조시 로긴의 칼럼을 통해 미군이 내달 대표단을 이끌고 대만을 방문할 예정인 펠로시 의장을 보호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둘러싸고 미·중 양측이 군을 동원할 경우 대만해협 주변에서 우발적인 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르면 이달 중 이뤄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통화때 관련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