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권 폐지 판결 이후 미국인의 대법원에 대한 신뢰도가 급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20일(현지 시각) 마켓 로스쿨이 지난 5일부터 12일 미국의 성인 1천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1%가 대법원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의 주의회 의사당 앞에서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에 반대하는 낙태권 옹호론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방대법원은 지난달 24일 임신 6개월 이전까지 여성의 낙태를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49년 만에 공식 폐기했다. /AFP 연합뉴스

대법원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38%에 불과했다. 이는 1년 전 조사에서 60%가 지지 의사를 밝힌 것과 비교하면 크게 하락한 수치다.

법원이 보수적이라는 응답도 전체의 67%를 차지했다. 지난 5월 조사 당시에는 56%가 보수적이라고 답했다.

낙태권 폐지 결정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4%가 반대 입장을 밝혔고, 찬성은 36%에 불과했다.

CNN은 “이번 조사는 대법원에 대한 미국인의 지지가 급속도로 하락하고 있는 것을 보여준다”며 “전통적으로 미국인은 백악관이나 의회보다 대법원에 높은 신뢰를 보여왔다”고 전했다. CNN 최근 조사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은 38%, 의회에 대한 지지율은 18%였다.

앞서 미 대법원은 지난달 24일 다수 의견으로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번복했다. 이 판결은 임신 6개월 이전까지 여성의 낙태를 합법화하는 내용이 골자로, 지난 1973년 판결이 내려졌다. 이에 따라 일부 주에서는 낙태 금지법이 시행돼 상당한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