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이비자 세관이 압수한 파블로 피카소의 스케치 '세 인물(Trois personnages)'. /EPA연합뉴스

파블로 피카소(1881~1973)가 남긴 46만달러(약 6억원) 상당의 스케치가 스페인 공항에서 압수됐다. 그림을 반입하려던 여행객이 ‘저가의 모작’이라고 속였으나, 이를 의심한 세관 직원들이 거짓말의 증거를 찾아냈다.

19일(현지 시각) CNN방송 등 외신들은 스페인 국세청과 법집행기관인 민방위대를 인용해 “이달 초 이비자 당국이 공항 세관에 신고를 누락한 46만달러짜리 피카소 스케치를 압수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에서 항공기를 타고 이비자에 도착한 이 여행객은 스케치가 “모작에 불과하다”며 1500스위스프랑(약 200만원)이 적힌 수기 영수증을 세관에 보여줬다.

그러나 세관 직원들이 여행객의 가방을 수색하던 중 취리히미술관에서 발행한 ‘진짜’ 송장을 찾아냈다. 송장에는 피카소의 작품 ‘세 인물(Trois personnages)’이 45만스위스프랑에 판매됐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피카소는 지금까지도 전세계 미술 시장에서 절대적인 지위를 갖고 있는 현대 미술의 거장이다. 다시점으로 본 대상을 하나의 캔버스에 묘사하는 큐비즘(입체주의)을 통해 미술 역사를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으며, 수많은 후대 작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피카소의 작품들은 경매에서 천문학적인 가격에 낙찰되며 매번 신기록을 써왔다. 지난해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창가에 앉은 여인(Femme Assise près d’une Fenêtre)’이 1억340만달러(약 1400억원)에 낙찰된 바 있다. 드로잉이나 습작도 대부분 고가에 팔린다. 1940년작 잉크 드로잉 ‘강간(Le Viol)’은 지난 2017년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870만달러(113억원)에 낙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