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서부에서 집중 호우로 주민 10만명이 대피했고, 유럽 남부 지역은 연일 최고 기온을 갱신하는 등 올 여름 폭염과 폭우 등 기상 이변으로 세계 곳곳에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영국 런던의 한 분수대에서 더위를 식히는 행인의 모습.

19일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서부의 기타큐슈(北九州)시는 이날 오전 1시 산사태 위험 지역 5만여 가구 10만 여명에게 대피를 지시하고 대피소 120곳을 개설했다. 일본 기상청은 이날 고온다습한 공기가 큐슈 지역에 유입되면서 강한 국지성 호우가 발생 했다고 전했다.

이날 교토 일부 지역에는 오전 11시20분 기준 시간당 90㎜의 기록적 폭우가 쏟아지기도 했다. 오후 6시까지 예상 강수량은 나가사키, 구마모토, 미야자키, 가고시마 현 등지에서 최대 250㎜, 후쿠오카, 사가, 오오이타 등은 200㎜, 야마구치현 150㎜다.

서유럽과 남유럽은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이날 영국 기상청은 19일 영국 최고 기온이 40도를 넘을 것으로 예측했다. 1659년 기상 관측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360여년 만에 처음이다. 포르투갈 역시 최근 낮 기온이 47도까지 올랐다.

프랑스 서부 낭트는 18일(현지 시각) 한낮 기온이 42도를 기록해 이전 최고 기록인 1949년 40.3도를 넘어섰다. 서부 연안 도시인 브레스트와 생브리외도 각각 39.3도, 39.5도로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폭염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런던 북부 루턴 공항에서는 열기로 활주로 일부 구간이 부풀어 오르는 바람에 공항을 일시 폐쇄했다. 선로 뒤틀림 현상 우려로 열차 운행을 중단하는 경우도 생겼다. 스페인에서는 일주일 이상 이어진 폭염으로 510명이 사망했고, 프랑스·스페인·포르투갈 등에서 산불도 계속되고 있다.

가뭄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유럽연합(EU) 집행위 공동연구센터는 18일 ‘2022년 7월 유럽 내 가뭄 보고서’를 발표하고, EU 영토의 46%가 주의보, 11%가 경보 수준의 심각한 가뭄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강수량 부족과 5,6월 폭염이 겹친 탓이다. EU는 프랑스, 루마니아,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이 농업 생산량 감소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