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쇼트’ 실제 인물이자 미국 월가의 유명 투자자인 마이클 버리가 작금의 인플레이션 상황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냈다.

마이클 버리 - 버리 트위터 갈무리

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마이클 버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인플레이션 하한선이 높아지면서 장기적으로 물가상승이 지속될 수 있다는 글을 올렸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위험)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과 대만 사이 갈등, 생산직 노동자 부족, 온쇼어링(제조시설의 자국 회귀) 등 추가적인 위험 요소가 중첩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마이클 버리는 ‘채찍효과(Bullwhip Effect)’를 들어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이라고 예상한 바있다. 공급 과잉으로 소매업체에서 재고가 쌓이고 있는 상황인 만큼, 현재의 높은 물가상승률이 향후 잠잠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채찍효과는 공급망(사슬)을 거치면서 발생하는 문제 중 하나로, 제품 수요에 대한 정보가 소매업체·도매업체·제조업체 등 한 단계씩 거칠 때마다 왜곡되는 현상을 뜻한다. 정보가 왜곡된 상태로 전달되면서 수요·공급 변동성이 증가하는 것이다. 정보가 왜곡되어 수요량에 비해 공급량이 클 경우, 소매업체에 재고가 쌓이는 현상이 생길 수 있다.

마이클 버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매업체들이 고객들의 수요가 폭증할 것을 대비해 재고를 쌓기 시작했고, 이렇게 축적된 재고량이 증가하면서 공급 과잉으로 인해 물가상승률이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그러나 버리는 지난 화요일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선회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에 “전쟁의 여파가 유럽에 확산하고 있고, 2023년에는 중국과 대만 사이의 갈등이 심화될 것”이라는 글을 게시했다. 해당 글에는 “전 세계적인 공급망 병목 현상, 블루칼라(육체 노동자) 부족 문제, 온쇼어링도 잇따르면서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하한선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 실렸다.

이날 버리는 트위터 글에 ‘미국 내 공장 개발 열풍’을 설명하는 블룸버그 기사도 함께 게재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두고 “마이클 버리가 전쟁이나 중국-대만 갈등 등 여러 변수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제조 시설을 확대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버리는 지난 화요일 게재한 트위터 글을 약 한 시간 뒤에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