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이 예년보다 빠르게 겨울철용 액화천연가스(LNG) 확보 경쟁에 나서고 있어 천연가스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인도의 구자라트주 석유공사는 이달 들어 하절기 가격보다 20% 높은 가격으로 동절기 공급 예정인 LNG 물량을 사들였다고 8일(현지 시각)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한국가스공사는 겨울철용 LNG 공급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일본 정부도 외국산 연료 조달에 대한 개입을 강화하고자 한다.
아시아 국가들이 통상 여름철에 구매하던 겨울철용 LNG를 서둘러 사들이면서, 러시아산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의존도를 줄이려는 유럽 국가들의 LNG 도입 확대 움직임과 맞물려 공급 부족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은 천연가스 수요의 약 40%를 러시아산에 의존해 왔지만, 올해 안에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고 이를 미국산이나 아프리카산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노르웨이의 에너지 정보업체 라이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천연가스 수요는 4억3600만t에 이르러 공급 가능량인 4억1000만t보다 2600만t 정도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동북아시아 LNG 시장에서 12월물과 내년 1월물 선물 가격은 지난주 2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LNG 현물시장 가격은 지난 3월의 고점에는 못 미치지만, 아직도 5년 평균 가격보다는 세 배 이상 높다.
일부 예측 기관에서는 현재 100만BTU(열량단위)당 20달러 중반대인 LNG 현물가격이 연말까지 30달러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국의 LNG 수입량이 코로나19 봉쇄 여파로 5분의 1 정도 줄었지만, 봉쇄가 풀리면서 수요도 회복될 수순이며 동절기용 LNG는 아직 확보에 나서지도 않은 상황이다. 또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와 천연가스 공급 관련 투자 부족으로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만 없다면 LNG 가격이 향후 2년 동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