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상화폐(암호화폐) 루나와 스테이블 코인(가치가 고정된 가상화폐) 테라USD(UST)의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대표가 테라 네트워크를 재건하기 위해 새로운 루나코인을 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투자자, 전문가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더블록은 17일(현지시간) 투자자들이 권 CEO의 제안에 90% 넘게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테라 블록체인 프로토콜 토론방인 ‘테라 리서치 포럼’에 한 회원이 올린 예비 찬반 투표 조사에 따르면 미국 서부 시간 기준 낮 12시 20분 현재 전체 투표자 3800여 명 중 91%가 권 대표 제안에 반대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최고경영자(CEO). /뉴스1

권 대표는 지난 17일 트위터를 통해 ‘테라 생태계 재생 계획 2′를 발표했다. 테라 블록체인을 복사하는 하드포크(새로운 체인 구축)로 새로운 코인을 발행하겠다는 것이다. 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이 없는 새로운 테라 블록체인을 만들고 10억개의 새로운 루나를 발행할 것을 제안했다. 폭락한 기존 루나는 ‘루나 클래식’(LUNC)으로 분류한다.

새로운 루나는 기존 루나 보유자, 핵심 앱개발자 등에게 배포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제안에 대해서는 18일 코인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진행하고 가결될 경우 오는 27일 코인을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에 더블록은 사전 찬반투표 진행 상황을 인용해 “권 CEO의 포크 제안에 테라 커뮤니티가 단호히 반대하는 것 같다”며 “대부분의 반응은 ‘아무도 포크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찬반 투표는 테라 블록체인 포크 여부를 공식 결정하는 거버넌스 투표와는 상관이 없지만, 테라 커뮤니티가 어느 쪽으로 기울고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더블록은 전했다.

한편 세계 최대 코인거래소 바이낸스의 자오창펑 최고경영자(CEO),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에 이어 미국 헤지펀드 업계 거물인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캐피털 최고경영자(CEO)도 루나, UST 폭락 사태와 관련한 비판에 가세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애크먼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루나와 UST는) 가상화폐의 피라미드(다단계 사기) 버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20% 수익을 약속받았지만, 이는 새로운 투자자들의 수요에 의해서만 뒷받침된다”며 “(루나, UST 모델에는) 근본적인 비즈니스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