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USD(UST)의 폭락 사태 이후 이들 코인을 발행하는 블록체인 업체 테라폼 랩스에서 주요 인력들이 잇따라 빠져나오고 있다고 더블록과 코인데스크 등 가상화폐 전문매체들이 1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17일 서울 서초구 빗썸 고객센터 전광판에 가상자산 '루나'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테라폼 랩스 사내 법무팀 인사 3명은 지난주 루나·UST 폭락 직후 퇴사했다. 이 같은 사실은 구인·구직용 소셜미디어 링크트인을 통해서도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

테라폼 랩스 측은 “소수의 직원이 며칠 새 퇴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직원 대부분은 확고부동하게 프로젝트 임무 수행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테라 (생태계)는 UST 그 이상이며, 놀라울 정도로 열정적인 커뮤니티와 어떻게 재건할지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다”면서 “현재 우리의 초점은 테라 생태계 부활 계획을 실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테라폼 랩스는 애플 등에서 일한 엔지니어인 권도형 최고경영자(CEO)와 소셜커머스 티몬 창업자인 신현성 씨가 2018년 설립한 회사다. 회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기업이 발행한 코인이라는 점에서 루나와 UST는 국산 가상화폐를 뜻하는 이른바 ‘김치 코인’으로 분류됐다.

UST는 1개당 가치가 1달러에 유지되도록 설계된 ‘스테이블 코인’으로, 자매 코인 루나를 담보로 루나 발행량을 조절해 가치를 유지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반 가상화폐보다 가치가 안정적이라고 어필하면서 급성장했지만 최근 루나와 UST 가치가 99.99% 이상 폭락, 가치가 거의 사라지면서 국내외 가상화폐 시장에 큰 충격을 일으켰다.

권 씨는 테라 블록체인을 부활시키기 위해 또 다른 블록체인을 만들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하지만 90% 넘는 투자자들이 이 제안에 반대한다는 온라인 찬반투표 결과가 나왔고, 다수의 암호화폐 전문가들도 해결 가능성에 대해 희망적으로 보고 있지 않다.

가상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루나 가격은 한국시간 18일 오전 10시 기준 0.018센트, UST 가격은 0.13달러 수준으로 의미 있는 반등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