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오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때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을 축하 사절로 보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0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일정에 외교·안보 분야 최고위급 인사가 모두 포함되기 때문에, 방한단과 중복되지 않는 인사 중 가장 격이 높은 인물을 고민한 결과로 해석된다.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미국 민주당 부통령과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 변호사. /조선DB

윤 당선인 취임식 사절단에 '세컨드 젠틀맨'(Second Gentleman)인 해리스 부통령의 남편 더글러스 엠호프를 비롯해 마티 월시 노동부 장관, 아미 베라 하원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재미교포이자 일제강점기 전후 한국인들의 디아스포라를 다룬 소설 '파친코'를 쓴 이민진 작가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고위급을 파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는데, '백악관 패밀리'인 세컨드 젠틀맨과 함께 행정부 각료와 의회 의원을 각각 1명씩 선택한 것이다.

그중 베라 의원은 캘리포니아 지역구의 민주당 의원으로서 하원 외교위에서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아·태소위원회 위원장이자 의회 내 한국 관련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의 공동 의장을 맡은 대표적인 친한파 의원으로 꼽힌다.

백악관이 세컨드 젠틀맨을 낙점한 데는 취임식 불과 열흘 후인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이 사절단 구성에 제약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국무장관과 국가안보보좌관 등 최고위급 외교안보 인사들은 방한단에 포함될 것이 유력해 취임식 사절단으로 또 선택되기는 어렵다. 해리스 부통령 역시 바이든 대통령 방한 직전 사절단으로 연이어 방문하는 것이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퍼스트 레이디' 질 바이든 여사는 오는 5일부터 9일까지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와 관련해 루마니아와 슬로바키아를 방문하기로 했다.

결국 '백악관 패밀리'로 사절단의 격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컨드 젠틀맨인 엠호프가 최선의 대안인 셈이다. 미국으로서는 중요한 동맹인 한국에 최대한 성의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지난 1월 감비아, 3월 칠레 대통령 취임식 때 행정부 인사 중 사절단을 보냈지만, 한국 정도의 격을 갖추진 못했다. 1월 온두라스 대통령 취임식의 경우 해리스 부통령이 직접 참석했지만, 이는 해리스 부통령이 이민자 문제 등 중남미 현안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미국은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식 땐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이명박 전 대통령 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노무현 전 대통령 땐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 취임식에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대선 다음 달 곧바로 취임해 외국 사절단이 없었다.

이민진 작가의 경우 한국계 미국인 중 상징성 있는 인물을 포함하는 관례를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명박 전 대통령 취임식 당시 미국 프로풋볼 한국계 스타인 하인스 워드 선수를 사절단에 포함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