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국내 수입 팜유의 가격이 t(톤) 당 1400달러 선을 처음으로 넘으면서 역대 최고 가격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였던 2년 전과 비교하면 두배 가까이 뛴 셈이다.

26일 관세청과 식품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팜유 수입량은 6만2192t, 수입액은 9038만달러로 톤(t)당 가격이 1453달러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1월 이후 최고치로, t당 수입가격이 14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서울 한 대형마트의 식용유 매대. /연합뉴스

기존 최고치는 지난해 12월의 1351달러였으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1316달러까지 치솟은 게 최고였다. 지난달 팜유 수입단가는 1년 전과 비교해 40.6%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과 비교하면 95.1%나 상승했다.

수입 팜유 가격 상승의 원인은 밀·옥수수·대두유 등 국제 곡물을 비롯한 각종 원자재의 가격이 치솟으면서다.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주요 팜유 수출국의 생산도 부진한 편이다. 지난달 국내 팜유 수입량 6만2192t 가운데 인도네시아 수입량이 3만5283t으로 전체의 56.7%를 차지했고, 말레이시아 수입량은 2만6865t으로 43.2%였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오는 28일부터 식용유와 식용유 원료 물질 수출을 금지하기로 해 당분간 팜유 가격은 더 오를 전망이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팜유 가격은 장중 한때 전 거래일보다 7.0% 오른 t당 6799링깃(약 195만원)에 형성됐다.

팜유 가격 상승은 국내 식품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팜유는 팜 나무 열매를 쪄서 압축 채유해 만든 식물성 유지로 식용유·가공식품 제조에 쓰이는 것은 물론 화장품, 세제, 바이오디젤 등의 원료로도 활용된다. 국내 식품업체들이 대부분 3~4개월치의 물량을 비축해 두고 있어 단기적으로 큰 영향은 없겠지만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