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술라 폰더라이엔 EU집행위원장 /EPA=연합뉴스

유럽연합(EU) 의회가 정부 보조금을 받은 비(非)EU 소속 기업의 인수·합병(M&A)이나 공공입찰 참여를 제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로이터 통신은 25일(현지 시각) 외국 기업이 자국 정부로부터 받은 보조금에 대해 조사할 수 있도록 한 법안을 EU 의회 무역위원회가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5월 EU 집행위원회가 제출한 법안을 더욱 강화한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입법취지에 대해 법안을 주도한 크리스토프 한센 의원은 "유럽이 개방적이어야 하지만 순진해서는 안 된다"면서 외국 기업들도 EU 기업들처럼 보조금에 대해 동일한 감독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역외 기업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 인수를 시도하거나 공공 조달에 참여할 경우 신고를 의무화하고 EU 각 회원국의 경쟁 정책을 관할하는 EU 집행위원회에 조사 권한을 부여했다. 조사 결과에 따라 EU 집행위는 해당 역외 기업에 대해 자산 매각 등의 조처를 하거나 M&A를 막고 공공입찰 참여를 금지할 수 있다.

당초 EU 집행위원회가 마련한 법안은 5000만 유로(약 67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은 역외 기업이 매출 5억유로 이상 EU 기업을 인수할 경우 신고 의무를 부여했다. 또 보조금을 받은 역외 기업이 2억5000만 유로(약 3350억원) 이상 금액의 공공 조달에 참여할 경우에도 신고해야 했다.

하지만 통과된 법안은 내용을 더 강화해 EU 집행위가 규모가 더 작은 거래에 대해서도 자체적으로 조사를 개시할 수 있도록 했다. 기업 인수는 피인수 기업 매출 4억유로(약 5360억원) 이상, 공공입찰은 2억유로 이상을 신고 대상으로 정했다.

새 법의 시행은 EU 회원국들과 합의해야 하는데, 일부 국가는 '더 적극적인 역할'을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