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3월 31일 로마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연합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고자 마지막까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대화를 시도했으나 그를 설득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17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드라기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통화하며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드라기 총리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전쟁이 나면 우리는 서로 적대시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 공감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공세를 시작했다”라며 “푸틴 대통령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마지막까지 놓지 않으며 나는 끝까지 그와 대화를 시도했다”라고 했다.

또 드라기 총리는 전쟁 발발 이후 다시 이뤄진 푸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위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 협상할 것을 제안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했다. 그는 ‘푸틴과 대화는 소용없다, 시간 낭비다’라고 한 사람들의 말이 맞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리는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천연가스 의존에서 예상보다 일찍 탈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했다. 그는 “비교적 일찍, 한 달 전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빨리 가스 수입 다각화를 실현할 수 있다”라며 “우리는 비축해놓은 가스가 있고 향후 새로운 공급자를 가지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한편 이탈리아는 연간 천연가스 수입의 40%를 러시아산에 의존한다. 우크라이나 전쟁 후 러시아가 EU를 겨냥해 자원을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탈리아는 아프리카 국가들과 자원 협력을 서두르는 등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