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지 2년이 넘어가고 감염병 등급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포스트 코로나'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IT업계에서는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을 사무실로 다시 불러들이기 위해 다양한 복지혜택을 제공하는가 하면 일본에서는 코로나19를 계기로 주 4일제 열풍이 불고 있다.

1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 구글은 이달 중 캘리포니아주 본사 근처에서 인기 팝가수 리조를 초청해 공연을 열기로 했다. 오랜 재택을 끝내고 회사로 돌아오기를 거부하는 직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다. 뿐만아니라 전기 스쿠터를 출퇴근용으로 리스하는 직원들에게 월 49달러(약 6만 원)를 보조해주기 시작했다. 구글은 재택과 출근을 병행하는 하이브리드(혼합형) 근무 형태에 맞춰 사무실 디자인을 새롭게 하는 방안도 실험할 예정이다.

사무실에 출근하는 구글 직원들. /AFP=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는 2월 말 워싱턴주 레드먼드의 사무실을 다시 열면서 지역 밴드를 초청해 공연하고 맥주와 와인을 제공하고 있다. 식물을 기르는 유리 용기인 테라리엄 제작법을 알려주는 강좌도 마련하는 등 문화생활에도 적극적이다. 또 한국 음식과 바비큐, 프라이드치킨, 타코 등을 나눠주는 푸드트럭과 피자, 샌드위치, 커피 등도 준비했다.

모바일 통신칩 업체 퀄컴도 지난 8일 샌디에이고 사옥에서 사무실 복귀 첫 주를 기념하는 이벤트를 열며 공짜 음식과 연료, 티셔츠 등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퀄컴은 또 간식을 제공하거나 피트니스 수업을 진행하는 '휴식의 화요일' '건강의 수요일' 같은 요일별 행사도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매체는 "코로나19로 인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2년간 불편한 출퇴근과 공용화장실 등의 근무생활로 돌아오기를 꺼리는 직원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회사들은 1주일에 며칠이라도 사무실로 의무 출근을 시키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이 직원들을 불러 모으기 위해 온갖 당근을 꺼내들었다면 일본 기업들 사이에서는 주 4일제 근무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전기전자 산업과 중공업, 에너지 사업을 다루는 일본의 대기업 히타치는 급여를 낮추지 않은 채로 주 4일을 근무할 수 있는 정책을 도입했다. 근로자들이 월간 노동시간을 자신의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4일간 하루 10시간을 근무해 총 주 40시간을 채울 경우 일주일 중 남은 3일은 쭉 쉴 수 있게 된다.

히타치 외 파나소닉과 NEC 등 일본의 다른 대기업들도 주 4일제 시행을 준비 중이다. 파나소닉홀딩스는 올해 중 지주사 및 일부 자회사에 유연근무제를 시범 도입한다. NEC는 본사 2만 명 직원 중 희망자를 대상으로 주 4일제를 도입한 뒤 그룹 전체로 적용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 사옥 모습. /뉴스1

국내 기업들도 부분적 일상회복에 돌입했으나, 외국 기업들처럼 큰 변화는 주지 않는 선에서 코로나19 이전 상태로 돌아간다. 삼성전자는 그간 금지했던 대면 회의와 집합 교육, 출장 등을 전날부터 부분적으로 재개하는 내용의 지침을 사내에 공지했다. 국내외 출장을 다시 허용하고 행사는 299명 이내에서 개최가 가능하나, 재택근무 비율은 최대 50%까지 가능하게하는 방침은 유지한다.

포스코는 이달 1일부터 서울지역에서 실시하던 재택근무를 중단했고 현대자동차와 기아도 국내외 출장과 교육·회의를 부분적으로 허용한다. SK네트웍스, SK텔레콤 등은 재택 근무를 정식 근무 형태로 인정하고 직원들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방역지침을 완화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매출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응답회사의 56.4%가 코로나19 위험이 해소되면 대면 근무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2년 간의 재택근무에 익숙해진 직원들은 사무실 근무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직원 4795명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두명 중 한 명은 사무실과 집에서 근무를 병행할 수 있는 '혼합식 근무'를, 열 명 중 네 명은 '주5일 재택 근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