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각) 국제유가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휘발유 가격은 내리지 않는다며 에너지 기업들을 공개 저격했다고 미 CNN비즈니스가 보도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종전 회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국의 원유 수요가 감소할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각)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과 가솔린 가격을 비교한 그래프와 함께 "유가는 내리고 있으니 휘발유 가격도 내려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유가가 배럴당 96달러였을 때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62달러였는데, 지금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31달러"라며 "원유와 휘발유 회사들은 열심히 일하는 미국인들을 희생 시켜 자신들의 이익을 챙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WTI는 이달 8일 배럴당 124달러에서 16일 배럴당 96달러로 하락한 반면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3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다. CNN은 "휘발유 가격이 오를 때는 로켓처럼 빠르지만, 내릴 때는 깃털처럼 천천히 내린다"며 "오죽하면 '로켓과 깃털'(Rockets and feathers)이라고 비꼬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미 행정부가 앞서 전략비축유를 방출했을 때조차 휘발유 가격이 천천히 내렸던 것을 목격한 바이든은 이와 유사한 현상이 일어난 것이 탐탁치 않을 것"이라면서도 유가 하락 직후에 휘발유 가격도 곧바로 내려야 한다는 논리는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유가가 내리더라도 실제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는 뜻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저격' 트윗은 최근 민주당 의원들이 당 지도부에 석유회사들의 '갈취 행위'에 대한 조사와 청문회 개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후 나온 것이라고 이 매체는 전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휘발유 가격이 10센트 오르면 미 소비자들의 부담은 연간 최소 110억달러(약 13조3738억 원) 늘어난다. CNN은 이를 근거로 휘발유 값이 현 수준을 유지하면 미 소비자들의 올해 휘발유 구매 비용은 2019년보다 1650억 달러 늘어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