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주요 인사들이 러시아와 영토 분쟁을 벌이는 쿠릴열도 남단 4개 섬이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강조하고 나섰다고 아사히신문 등 일본 주요 매체들이 9일 보도했다.

쿠릴 열도 4개섬과 일본-러시아 분쟁 일지. /조선DB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북방영토에 대한 아베 전 총리의 방침을 계승한다는 입장이었지만,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자 '북방영토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아베 전 총리는 재임 중이던 2018년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 이후, 러시아 입장을 배려해 북방영토를 '고유의 영토'라고 지칭하지 않았다. 당시 양국 정상은 북방영토 4개 섬 가운데 2개를 일본으로 반환한다는 내용으로 양국 간 평화조약을 조속히 체결하기로 합의했고, 러시아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아베 전 총리는 국회에선 북방영토를 '우리가 주권을 가진 섬' 등 모호한 표현으로 지칭하는 등 표현에 주의를 기울였다.

아사히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지난 7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방영토(쿠릴열도 4개 섬의 일본식 명칭)는 우리나라 고유의 영토"라고 답했다. 이튿날 하야시 요시마사 외무상은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서 "북방영토는 우리나라가 주권을 가진 섬으로, 우리 고유의 영토"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아사히신문은 "평화조약 협상이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욱 악화했다"며 "교섭이 어려워지자 원칙적 입장을 호소하는 자세로 궤도를 수정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일본 유력 매체인 요미우리신문은 일본이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를 현행 외교안보상의 '파트너'에서 중국·북한과 같은 '국가안보상 과제'로 격하하기로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