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군에도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가 2008년 실전 배치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처음으로 탄도미사일 실전 요격에 성공했다고 23일(현지 시각) 미국 군사 전문 매체 디펜스뉴스가 보도했다. 미국은 그동안 16차례 사드 요격 시험 사격을 실시해 모두 성공했지만 실전 요격 성공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드 미사일을 발사하는 모습. /트위터 캡처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예멘의 후티 반군은 지난 17일 UAE 정유 시설 등을 향해 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드론을 섞어 쏘는 공격을 감행했고, UAE군이 보유한 사드가 중거리 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일부는 요격에 실패해 민간인 3명이 사망하고, 6명이 부상했다.

UAE는 2012년 이란 등의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방어 수단으로 사드 포대 1개 구매 계약을 미국과 체결했다. 모두 11억3500만달러(약 1조원)를 주고 발사대 9개와 48발의 요격미사일을 사들였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UAE를 순방 중이었는데 무함마드 빈 자이드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가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갑작스럽게 취소, 후티 반군의 공격과 관련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UAE는 예멘 후티 반군에 맞서 예멘 정부를 지지하는 사우디 주도 동맹군의 일원이다. 사우디 아라비아와 UAE의 지원을 받는 정부군은 최근 전략적 요충지인 샤브와주 등 3개 지역을 탈환하는 등 반군에 타격을 줬다. 후티 반군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UAE를 공격했다. 예멘 내전은 2014년 촉발된 이후 이란과 사우디의 대리전 양상으로 번졌다. 유엔은 지난해 말 기준 예멘 내전으로 인한 직·간접적 사망자를 37만7천명으로 추산했다.

미국은 총 일곱 개의 사드 포대의 운용 중이다. 미국 본토 외에 괌, 이스라엘 등지에 배치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커지면서 2017년 경북 성주에도 주한미군 사드 1개 포대를 배치했다. 사드 1개 포대는 보통 발사대 6~9기, 미사일 48발 이상, 레이더, 통제소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사일 1발당 가격은 110억원에 달한다. 최대 사거리는 200㎞, 요격고도는 40~150㎞다.

사드는 최대 속도가 마하 14(음속의 14배)에 달하는 탄도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대 속도가 마하 20~25에 이르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보다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요격에 적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드는 KN-23·24 등 최대 비행고도가 40~50㎞에 불과한 북한 신형 미사일 요격은 어렵지만, 비행고도가 높은 탄도미사일은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