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사들을 포섭해 친러 정권을 세우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영국 외무부로터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영국 외무부는 22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점령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우크라이나 인사들을 포섭, 친러 정권을 세우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주장했다.

잠재적 지도자로는 예브겐 무라예프 전 하원의원을 지목했다. 무라예프 전 의원은 지난해 우크라이나 규제 당국이 친러 선전 방송을 했다며 폐쇄를 추진한 방송 ‘내쉬’의 소유주다. 그의 정당은 지난 2019년 총선에서 5%의 득표에 실패하며 의회에서 의석을 잃었다.

영국 외무부는 미콜라 아자로프, 세르기이 아르부조프, 안드리이 클루예프, 블라디미르 시브코비치 등 4명의 우크라이나 정치인이 러시아 정보국과 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증거가 있다며 이들 중 일부는 “현재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격 계획에 관여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자세한 증거는 공개하지 않았다.

아자로프는 2014년 축출된 친러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 밑에서 총리를 지냈으며 아르부조프와 클루예프는 야누코비치 밑에서 부총리를 지냈다. 시브코비치는 전 우크라이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다. 그는 러시아 정보기관과 협력한 혐의로 최근 미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았다.

2022년 1월 22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한 공원에서 정부군과 의용군이 러시아군 침공에 대비해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최근 우크라이나를 3면에서 포위한 형태로 병력과 장비를 집결시켰다. /연합뉴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오늘 공개된 정보를 보면 우크라이나를 전복하려는 러시아의 활동 범위가 드러난다”며 “러시아는 긴장을 낮추고 침략 작전과 허위정보 유포를 끝내고 외교적 방법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영국 외무부에 퍼진 허위정보는 우크라이나 주변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들이라는 또 다른 증거”라며 영국에 “도발 행위를 멈추고 터무니없는 말을 유포하는 것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서방과 우크라이나가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2월 4일 직전날 러시아에 대한 군사·정보적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