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의 통신장비 기업인 화웨이(華爲)가 중국 정부의 정치사찰, 인권 탄압 등에 관여한 정황을 워싱턴포스트(WP)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WP는 "화웨이가 안면 인식 기술 및 위치 추적, 음석 분석 등의 기술을 동원해 중국 공산당 정부의 정치 사찰을 도운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신장 지역의 소수민족을 감시하고 강제 노동에 동원하는 데 자국 통신 기업들을 이용하고 있다는 미 행정부의 기존 주장과도 일치한다.

중국 신장 위구르 자치구 전경. /신화 연합뉴스

WP는 화웨이의 파워포인트 자료 100건 이상을 입수·분석해 이 같은 증거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화웨이는 이 마케팅 자료를 지난해말까지 웹사이트에 올려놓았지만 현재는 삭제한 상태다.

파워포인트에는 화웨이가 다사 기술을 제공해 정부 당국의 음성 인식·안면 인식, 관심있는 정치인 감시, 수감자의 이념적 재교육, 노동 일정, 소매업자 얼굴 인식을 사용한 구매자 추적을 지원했다는 정황이 나타났다.

WP 해당 보도 내용을 화웨이 측에 공유하고 입장에 대해 질문했으나 화웨이는 성명을 통해 "화웨이는 WP 보도에서 언급된 프로젝트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도 화웨이에 대한 비판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중국 당국도 WP의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014년 9월 23일부터 제작된 파워포인트에는 화웨이의 워터마크가 포함됐다. 5개의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에는 각각 '화웨이 테크놀로지 주식회사(Huawei Technologies Co., Ltd.)'라는 저작권이 명시된 슬라이드도 포함됐다.

특히 일부 파워포인트에는 화웨이가 신장 위구르 지역과 관련한 '신장 감시 프로젝트(Xinjiang surveillance projects)'가 강조됐으며 화웨이의 로고가 명시됐다.

'1인 1파일 솔루션 고급 보고서'라는 제목의 파워포인트에서는 화웨이의 기술이 신장 위구르 지역인 우루무치에서 다수의 범죄 용의자를 잡는 데 도움을 줬다는 내용이 실렸다. '1인 1파일'은 안면 인식 기술로 화웨이와 다른 스타트업 기업이 공동 개발한 것이다.

또한 다른 파워포인트에는 화웨이 장비가 신장 위구르의 다른 도시와 고속도로, 구치소 등 감시 카메라 시스템에 사용되고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은 신장 위구르 지역 소수 민족에게 강제 노동 등을 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국제 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화웨이의 장비가 탄압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이어져왔다.

미국 등 각국은 중국의 신장 위구르 등 인권 문제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내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표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