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성공으로 비영어 콘텐츠 비중이 적었던 영어권 TV 문화를 바꾸는 '혁명의 조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7일(현지시각) 영국 BBC방송은 '오징어 게임은 TV 혁명의 조짐일까'라는 제목의 해설 기사를 통해 오징어 게임 신드롬의 의미를 분석했다.
BBC는 오징어 게임 돌풍은 비영어권 국가에서 제작된 비영어 콘텐츠가 전 세계를 휩쓴 전례 없는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자막 콘텐츠에 익숙하지 않은 영국에서 수천만 명의 시청자가 자막을 감수하고서라도 오징어 게임을 봤다고 설명했다.
BBC는 이번 신드롬이 영어권 TV 문화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보편화해 비영어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미국의 문화 평론가 데이비드 첸은 "(어릴 때) 오징어 게임 같은 콘텐츠를 즐기려면 불법 사이트나 DVD 판매점에 가야 했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 오징어 게임의 성공으로 영어권 시청자가 자막에 대한 거부감이 업계 우려보다 덜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도 비영어 콘텐츠에는 희소식이다. 기존에는 영어권 제작사나 배급사가 시청자들이 자막을 싫어한다고 판단해 비영어 콘텐츠를 선호하지 않았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의 영어 자막 번역을 맡은 달시 파켓은 "(제작·배급사는) 자막을 쓰면 글자가 화면을 가려 시청자가 싫어한다고 보지만, 우리는 종일 휴대폰으로 글자를 읽는다"고 밝혔다. 게다가 넷플릭스 같은 신생 플랫폼들도 세계 시장을 조준해 다양한 언어의 자막과 더빙을 지원하고 있어 비영어 콘텐츠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BBC는 오징어 게임의 성공에 따라 비영어권 콘텐츠를 영미 문화 맥락으로 재해석해 영어판으로 리메이크하는 관행이 막을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첸은 "오징어 게임 리메이크 가능할까.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은 사람이 리메이크가 의미 없는 일이라고 주장할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