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을 희화화한 미술 작품의 외국 전시를 막으려 시도했다가 실패했다.

3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이탈리아 북부의 한 도시인 브레치아의 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중국의 현대미술가 바디우카오(35)의 전시회와 관련해 중국 당국이 압박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바디우카오의 작품

바디우카오는 상하이 출신으로 현재 호주에 거주 중이며, 한 때 안전 보장을 위해 얼굴을 가린 채 활동해 영국의 예술가 뱅크시와 비교되기도 했었다. 그는 최근에 얼굴을 공개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브레치아 시립미술관은 바디우카오의 회고전에 미국 인기 애니메이션 캐릭터 ‘곰돌이 푸’와 시 주석이 등장하는 회화도 전시할 예정이었다.

곰돌이 푸는 시 주석과 생김새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중국에서 금기시 된다.

바디우카오의 전시회. /AP=연합뉴스

이탈리아 중국 대사관은 미술관이 바디우카오의 전시회를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브레치아 시장에게 전시회 취소를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브레치아 시의 결정을 비판한 중국 대사관은 중국과 이탈리아의 우호관계를 증신하는 전시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레치아 시청은 미술관 측과 상의를 한 뒤 전시회 강행을 결정했다.

에밀리오 델 보노 시장은 “예술에서 검열은 용납되지 않는다”며 “권력자를 비판하고 조롱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의 일부”라고 말했다. 미술관 측도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것이 현대 미술의 임무라고 표현했다.

바디우카오는 “새로운 관객층에 자신의 그림을 소개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