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이 88%에 이르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모범 국가’로 주목받던 포르투갈에서 코로나19 새 변이인 ‘오미크론’ 집단감염 사례가 발생하는 등 유럽에서 오미크론 감염이 급격히 확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은 추가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입국 규제를 강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의 코메르시우 광장. /이용성 기자

29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포르투갈 프로축구팀 소속 선수와 직원 13명이 코로나19의 새 변이종인 오미크론에 무더기로 감염됐다. 포르투갈 보건당국은 이날 수도 리스본의 벨레넨세스 축구 클럽에서 선수와 직원 등 1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벨레넨세스는 지난주 초 선수단에서 17명의 코로나 확진자가 나왔지만 27일 벤피카와 경기를 강행했고 결국 골키퍼 2명을 포함해 9명의 선수만 경기에 나섰다.

구단 대변인은 감염자 대부분이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구단 내 다른 선수와 직원 44명도 격리된 채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미크론 확진 선수 중 1명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 다녀왔지만, 나머지는 남아공에 다녀온 적이 없어 이미 지역에 오미크론이 퍼진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오미크론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남아프리카에서 입국한 뒤 오미크론 확진판정을 받은 승객 61명 중 한 부부가 호텔에서 3일 격리 한 뒤 스페인으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공항 당국에 붙잡혔다.

스페인과 스웨덴에서도 첫 감염사례가 나왔다.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 있는 그레고리오 마라뇬 병원에선 남아공에서 도착한 여행객이 오미크론 확진 판정을 받았다. 스웨덴도 남아공에서 입국한 여행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진단검사에서 첫 오미크론 확진 사례가 나왔다.

영국은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8건에서 11건으로 늘었다. 프랑스에서는 8건이 확인됐고 아일랜드도 의심사례 10건 이상을 조사 중이다. 독일에서는 오미크론 감염 사례가 4건에서 7건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유럽 각국 보건당국은 입국 규제와 추가 접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백신 접종률 기록중인 포르투갈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백신 접종 증명서가 있더라도 추가로 코로나19 검사 음성 증명서를 제출해야 입국을 허용하는 등 입국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스페인과 폴란드도 마찬가지로 입국규제를 강화하는 한편 자가격리 규정을 엄격하게 하기로 했다. 이에 남아공 등 7개 아프리카 국가발 항공기의 입국을 금지하고 EU 외 입국자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은 경우 14일 자가격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영국은 추가접종을 18세 이상 모든 성인으로 확대하고 접종 간격도 3개월 단축하기로 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미크론이 세계적으로 매우 큰 위험 요인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WHO는 이날 “오미크론이 더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며 “오미크론으로 인해 코로나19가 대규모 확산하면 결과가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