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인기 어린이 TV프로그램인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의 간판 캐릭터 빅버드(Big Bird)가 어린이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독려하자 미국 보수 진영이 '어린이를 향한 정치 선전'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7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빅버드는 지난 6일 공식 트위터에 "나 오늘 백신 맞았어! 날개가 조금 뻐근하지만, 몸을 지키는 힘이 세져서 이제 나와 모두를 건강하게 지켜줄 거야"라고 썼다. 빅버드는 이어 "내가 아기 새였을 때도 백신을 맞았대. 전혀 몰랐어!"라고 덧붙였다.
지난 2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5∼11세 어린이의 화이자 백신 접종을 승인하자 이에 발맞춰 '솔선수범' 행보를 보인 셈이다. 프로그램의 인기를 반영하듯 해당 글은 지금까지 3만5000회 이상 리트윗 됐다.
1969년 미국에서 처음 방송된 이래 올해 방영 52주년을 맞이한 세서미 스트리트는 14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사랑받는 미국의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미국 TV부문의 오스카상으로 불리는 에미상을 200회 넘게 수상했다. 빅버드는 키 2m가 넘는 거구지만, 설정상 만 6살이다.
그런데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백신 의무화 정책에 반대해온 미 보수 진영에서는 빅버드를 향해 비판이 쏟아졌다. 공화당 소속 테드 크루스 미 상원의원은 빅버드의 트윗에 대해 "5살 아이들을 향한 정부의 프로파간다(정치 선전)"이라며 빅버드가 문을 부수고 쳐들어오는 듯한 모습의 동영상 클립을 올리기도 했다.
폭스뉴스의 객원 출연자 리사 부스는 "코로나19 위험에 노출되지도 않은 아이들을 세뇌시키는 일그러진 행위"라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의 '뉴스맥스' 진행자 스티브 코테스도 "이런 식의 프로파간다는 악랄하다, 어린이들은 통계적으로 코로나19로부터 위험하지 않다. 신종 치료법을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가디언은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최근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중 10.6%가 어린이였으며 지난달 코로나19 사망자 중 5∼11세 어린이가 66명에 달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