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정부가 자국 연예인들에 대한 단속과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연걸과 유역비 등 국내에서도 유명한 영화배우들이 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들이 외국 국적을 가졌다는 이유에서다.

영화배우 리롄제는 싱가포르 국적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최근 중국 정부의 규제 대상에 오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조선DB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5일(현지시각) 중국 정부가 자신들의 정치 이념에 반하는 연예인들을 퇴출하거나 규제하는 ‘홍색 정풍운동’의 다음 희생양이 외국 국적 연예인들이 될 것이라는 소속이 인터넷에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풍운동의 대상자로는 영화 ‘황비홍’과 ‘동방불패’, ‘정무문’ 등으로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액션스타 리롄제(李連杰·이연걸)를 비롯해 디즈니 영화 ‘뮬란’의 주인공을 맡았던 류이페이(劉亦菲·유역비), 셰팅펑(謝霆鋒·사정봉), 장톄린(張鐵林), 웨이웨이(韋唯), 쑨옌쯔(孫燕姿), 대만의 왕리훙(王力宏), 판웨이보(潘瑋柏), 자오유팅(趙又廷) 등 9명의 연예인이 거론됐다.

리롄제는 지난 1989년 중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을 취득한 뒤 현재는 싱가포르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 류이페이의 경우 10세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가 현재는 미국 시민권을 갖고 있다. 셰팅펑을 비롯한 나머지 연예인들도 캐나다와 독일, 미국, 영국 등 외국 국적을 보유 중이다.

디즈니 영화 '뮬란'의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배우 류이페이/뮬란 공식 홈페이지

자유시보 등은 다만 해당 소식이 사실인 지 여부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중국의 방송규제기구인 국가광전총국이 외국 국적을 지닌 연예인에 대해 출연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조만간 이들이 규제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전세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영화배우들이 다수 퇴출설에 오르자, 중화권 연예계 전체가 술렁이는 분위기다.

특히 류이페이의 경우 비록 미국 국적을 갖고 있지만, 지난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 당시 시위대에 “부끄러운 줄 알라”는 글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등 여러 차례 친중(親中) 행보를 보인 적이 있어 퇴출 대상에 오른 게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홍콩 매체 홍콩01은 홍콩의 시나리오 작가 겸 영화감독인 저우궈강(周國剛·주국강)이 리롄제에게 “어서 도망가라”고 말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