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23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부부가 이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남편이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자신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이 발생했다고 영국 일간 더선의 미국판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23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복권에 당첨된 부부가 이후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남편이 아내와 딸을 살해하고 자신은 극단적 선택을 하는 비극이 발생했다. /트위터 캡처

더선에 따르면 오클라호마주(州) 칼레라의 존 도나토(42)가 지난달 30일 오후 5시께 집에서 아내 티파니 힐(31)과 딸 리앤(1)을 총으로 쏴 살해한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리앤은 중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세상을 떠났다. 당시 다른 자녀 3명도 집에 있었지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힐은 지난해 11월 캘리포니아주에서 즉석 복권을 구입해 200만 달러(약 22억9000만원)에 당첨된 후 동거 상태이던 도나토와 결혼하면서 오클라호마주로 이사했다. 그러나 이후 복권 당첨금을 놓고 부부 사이에 갈등이 발생했고, 가정 폭력으로 이어졌으며 이혼 얘기까지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측 변호사 테레사 맥기는 복권 당첨금이 부부간 다툼의 핵심이었으며, 아내는 남편과 관계를 끝내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그는 “복권 당첨이 부부의 말다툼을 유발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부부가 복권 당첨금을 두고 갈등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는 사실은 안다”고 말했다.

유족 역시 도나토가 힐을 학대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부부의 유산은 생존한 세 자녀를 위해 신탁기금에 맡겨질 예정이다. 세 자녀는 현재 주 당국이 보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유족은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죽은 아내와 딸의 사진들을 올리며 남은 세 자녀를 지원하고 장례식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며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

힐의 여동생 제이미 컨은 고펀드미에 올린 글에서 “힐은 마음씨가 곱고 아름다운 사람이었다”며 “아이들을 매우 사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