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악재와 구설수로 논란이 되고 있는 도쿄올림픽이 이번에는 개막식 하루를 앞두고 개막식 연출가를 해임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도쿄올림픽 조직위 측은 개막식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비상이 걸린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마이니치신문은 도쿄올림픽 개막식의 연출 담당인 고바야시 겐타로가 과거 유대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을 희화화한 사실이 드러나 해임됐다고 보도했다. 개막식을 불과 하루 앞두고서다. 코미디언 출신인 고바야시는 과거 콩트에서 “유대인 대량 학살 놀이하자”고 말하는 동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퍼져 비난을 받고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 학살을 희화화하는 과거 동영상으로 논란이 된 도쿄올림픽 개막식 연출 담당자 고바야시 겐타로(小林賢太郞·왼쪽 사진)가 22일 해임됐다. 2019년 12월 기자회견에서 당시 사사키 히로시(오른쪽) 개·폐회식 총괄책임자가 고바야시를 소개하는 장면. 사사키도 여성 연예인의 외모 모욕 논란으로 올해 3월 사퇴했다. /교도 연합뉴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정통한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서구의 가치관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발언으로 메가톤급”이라며 “올림픽이 망할 수도 있다. 고바야시를 그만두게 하는 것만으로는 끝나지 않고, 선수 입장만으로 하는 등 개막식 전체의 연출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도쿄올림픽 관련 인물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개막식 음악감독이었던 오야마다 게이고는 학창 시절 장애인 학생들을 반복해서 괴롭혔다는 논란 속에 사임했다. 앞서 모리 요시로 조직위 회장도 “여성은 말이 많아 회의가 오래 걸린다” 등의 여성 비하 발언을 해 지난 2월 사임했다.

이 밖에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총괄 예술감독이었던 사사키 히로시는 개막식에 출연 예정인 인기 코미디언 와타나베 나오미를 돼지에 비유한 사실이 밝혀져 지난 3월 역시 사임했다.

이 같은 악재가 이어지자 하시모토 세이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책임을 매우 통감하고 있다. 개막식을 보고 싶지 않으신 분들도 있을 것으로 안다”며 사과했다. 다만 그는 사임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시모토 회장과 무토 도시로 사무총장 등 관계자들은 고바야시가 연출했던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어떻게 수정할 것인지 논의해 이날 안으로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