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미얀마·베트남·라오스 국경 지역에 500㎞에 이르는 장벽을 건설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5일 보도했다. 이 지역을 통한 불법 입국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목표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멕시코 국경 장벽'을 떠올린다는 설명이다.

중국 당국이 윈난성 루이리시에 건설 중인 장벽. /웨이보

SCMP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 미얀마·베트남·라오스에서 오는 불법 입국자들을 막기 위해 남서부 윈난(雲南)성 국경 지대 500㎞에 걸쳐 금속 울타리·철조망·감시 카메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SCMP는 "중국 당국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플레이북을 본떠 장벽을 세우고 있다"며 "물론 이 장벽을 만리장성이나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세운 장벽에 비할 수는 없지만, 지난해 코로나19가 퍼졌을 때 미얀마·베트남·라오스에서 넘어오기 쉬운 윈난 지역의 특성이 중국 당국에 큰 두통을 안겨준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은 그간 마약 밀매와 인신매매의 통로로 이용돼 온 윈난성에서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까지 번지기 시작하자 지난해 9월부터 본격적인 국경 감시에 들어갔다고 한다. 특히 지금까지 총 4차례 봉쇄된 윈난성 루이리(瑞麗)시는 그때마다 외국 감염 사례가 나와 당국자들의 골칫덩어리가 됐다고 SCMP는 덧붙였다.

중국 당국은 지난 7일 미얀마에서 국경을 넘어온 코로나19 환자 7명에게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를 발견하기도 했다. 미얀마 군정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미얀마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047명이다. 누적 환자는 20만명을 이미 훌쩍 넘어선 상태다. 다만 이 수치가 지난 2월 1일 쿠데타 이후 대다수의 의료진들이 반(反)정부 시위에 가담하면서 코로나19 검사가 대폭 줄어든 상황에 집계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제 확진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1년 1월 30일 멕시코 국경 장벽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윈난성은 이에 자경단까지 조직해 단속을 강화 중이다. 윈난성 서쪽 더훙(德宏)에서만 2만2000명이 모여 136개의 검문소를 세웠다. 이들은 단속에 첨단 기술도 동원했다. 한 자경단원은 SCMP에 "장벽에 동작·소리 감지 센서를 붙였고,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바람이나 낙엽, 야생동물의 움직임을 걸러내고 있다"며 "센서가 작동하면 고감도 적외선 카메라가 자동으로 움직임을 촬영하고, 자경단이나 현지 경찰, 무장경찰팀이 수색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철제 장벽으로도 불법 입국을 막을 수 없다는 증언이 나온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사다리를 이용하거나 장벽 아래 땅을 파서 넘어올 수 있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이와 관련, 다른 한 자경단원은 SCMP에 "이밖에도 더위와 폭우, 험한 지형, 야생동물의 위험 등이 순찰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장벽 건설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윈난일보는 중국 당국이 지난 3월 말 미얀마 접경지대인 난산(南傘)에서 국경을 넘은 5000여명을 국돌려보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