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대만이 오는 30일 열리는 무역투자기본협정(TIFA) 협상에서 반도체 공급망 협력 방안을 첫번째 의제로 다룬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대만과의 첫 무역 부분 접촉이자 정례화 채널을 확보한 만큼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FT에 따르면 이날 공상시보와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은 5년 만에 재개되는 미국과 대만의 무역투자기본협정 협상 의제로 반도체 공급망 협력방안이 처음으로 포함됐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반도체 공급망 부문에서 대만의 중요성과 양국의 경제무역 관계를 심화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이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는 식으로 무역의 안정성을 확보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만 측은 이번 회담에서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참고해 미국과 FTA를 체결하는 방안을 협의키로 했다. FT는 이와 관련해 통상 TIFA는 FTA의 전 단계에 해당한다며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전쟁 이후 반도체 공급망 강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대만과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해 협상을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미국과 대만의 의제 설정은 최근 글로벌 반도체 부족 사태로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 TSMC의 비중이 한층 커진 가운데 나왔다. FT는 정부 핵심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이번 협상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양측의 첫 무역 관련 접촉"이라며 "정례적인 소통의 장을 만들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지난 1994년 TIFA에 서명한 양국은 2016년까지 10차례에 걸쳐 관련 회담을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뒤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런 상황에서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덩전중 대만 무역협상판공실 대표가 이달 초 화상회의에서 수 주 안에 TIFA 11차 협상을 연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중국은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대만 문제에 대한 우리의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며 "중국은 어떠한 형식이라도 미국과 대만의 공식 왕래에 반대한다"고 했다.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는 주장으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대만 문제에 접근하는 것은 내정간섭이라는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에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지속해서 대만과의 경제무역관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