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 도중 마스크를 벗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브라질 정치권이 자이르 보우소나루(55)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에 실패한 데다 백신 구매 과정에서 비리를 묵인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27일(현지 시각)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좌파·중도 좌파 등 범여권을 제외한 정당들은 오는 30일 '독직' 등의 이유로 하원에 보우소나루 대통령 탄핵 요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보우소나로 대통령 집권 이후 하원에 제출된 탄핵 요구서는 121건이다. 브라질 헌법상 대통령 탄핵은 하원에서 전체 의원 513명 중 3분의 2(342명) 이상, 상원에서 전체 의원 81명 중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해야 이뤄진다. 앞서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전 대통령(1992년)과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2016년)이 탄핵된 바 있다.

브라질 최대 도시인 상파울루에서 주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를 추모하고, 코로나19에 부실하게 대응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를 벌이고 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인도 제약사 바라트 바이오테크가 개발한 백신 구매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비리를 묵인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대통령이 영향력을 행사해 백신 구매 비리에 대한 사법당국의 조사를 막았다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코로나 국정조사위원회 부위원장인 좌파 정당 지속가능네트워크(Rede)의 한도우피 호드기리스 의원은 "백신 구매 비리 의혹이 제기됐는데도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조사를 지시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독직이고 검찰 조사가 필요하다"며 대통령을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8년 부패 척결과 치안 회복 등을 내세워 좌파 후보를 꺾고 당선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독재 찬양과 정적·언론에 대한 막말로 논란을 일으키며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렸다. 코로나 초기부터 "가벼운 독감"이라며 심각성을 무시하다 방역에 실패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좌파·중도 좌파 정당과 시민·학생단체·노동계 등은 지난달 29일과 지난 19일 대규모 반(反)정부 시위를 벌였고 다음 달 24일에도 시위가 예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