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 제조사 화웨이가 프랑스 럭셔리 패션 브랜드 샤넬에 이어 미국 스포츠웨어 브랜드 언더아머와의 상표권 소송에서도 이겼다. ·
중국제일재경 보도에 따르면, 베이징고급인민법원은 이달 10일 화웨이의 상표(트레이드마크) 글자 ‘H’ 디자인이 언더아머의 상표 디자인과 구별될 수 있기 때문에 두 상표는 비슷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두 상표의 디자인과 모양이 다르며, 화웨이가 이 상표를 컴퓨터 앱에 사용한다면 두 상표를 구분할 수 있다는 게 법원의 판결 내용이다. 언더아머 상표는 스포츠 의류와 장비에 쓰인다.
이는 중국 국가지식산권국이 지난해 11월 화웨이가 ‘H’ 글자 상표를 쓸 수 없다고 한 결정을 뒤집은 것이다. 당시 중국 국가지식산권국은 화웨이가 컴퓨터 앱에 해당 상표를 쓰겠다고 낸 신청을 기각했다. 이미 등록된 언더아머의 상표와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화웨이는 베이징고급인민법원에 항소했다.
화웨이가 상표 신청한 알파벳 ‘H’ 디자인은 원 안에 알파벳 ‘U’ 두 개가 아래위로 겹쳐진 모양이다. 언더아머 상표도 알파벳 ‘U’ 두 개가 아래위로 겹쳐진 모양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언더’의 첫 글자 ‘U’와 ‘아머’의 첫 글자 ‘A’가 겹쳐진 모습이라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중국 소비자가 두 개의 상표를 구분할 수 있었다고도 했다.
최근 화웨이는 유럽에서 샤넬과의 상표권 분쟁에서도 이겼다. 유럽연합(EU) 고등법원은 올해 4월 “(샤넬과 화웨이의) 로고가 일부 유사성이 있지만, 시각적 차이가 뚜렷하다”며 화웨이의 손을 들어줬다.
샤넬 로고는 브랜드명 첫 글자 ‘C’ 두 개가 가로로 겹쳐 있는 모양이다. EU 고등법원은 샤넬 로고는 화웨이 로고보다 곡선이 더 둥글고 선 두께가 더 굵다고 봤다.
화웨이는 2017년 컴퓨터 하드웨어 브랜드에 사용하겠다며 EU 지식재산권위원회(특허청) 해당 로고 상표 등록을 신청했다. 샤넬은 두 상표가 너무 비슷하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EU 특허청은 2019년 “두 상표가 유사하지 않고 대중이 두 상표를 혼동할 가능성도 없다”며 샤넬의 이의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