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8년 중국 공무원 시험장에 들어가는 응시자들. /신화 연합뉴스

중국 젊은이들이 공무원 시험장으로 대거 몰리고 있다. 민간 부문의 고용 불확실성과 노동 강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까지 덮치면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으려는 청년층이 공직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공무원 시험 대비 전문학원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며 가장 주목받는 성장산업으로 부상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올해 중국 정부부처와 국가기관이 2만5700여명의 신입 공무원을 뽑기 위해 실시한 필기시험에는 총 158만여명이 응시했다. 경쟁률은 61대 1에 달했다. 특히 상하이 세무국 행정직 경쟁률은 2100 대 1로 전국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市)를 비롯해 현(縣)·향(鄕)급 지방직까지 포함하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청년층은 약 900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SCMP는 전했다.

지난 2003년 당시 12만5000여명에 불과했던 공무원 시험 응시자 규모는 2009년에 105만명으로 늘어났다. 2018년에는 공무원 채용 시험 평균 경쟁률이 87대 1을 넘겨 국가적으로도 화제가 됐었다. 이 수치는 2015년 63대 1, 2016년 50대 1, 2017년 54.8대 1 등으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선전시 공무원 연수원 관계자는 최근 몇년 간 공시생 대부분이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 청년이며 이 비율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첨단 IT(정보기술) 회사에서 2년 간 근무하다 퇴사한 뒤 공무원 채용 면접을 준비 중인 동량(24)은 SCMP와 인터뷰에서 "기술 회사에서는 야근이 너무 많고 미래는 불투명했다"며 "업무에 치이면서도 일찍부터 실직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 큰 스트레스였다"고 했다.

불과 5~10년 전만 해도 중국 젊은층에게 공무원은 '따분한 저소득 직업'으로 인식됐었다. 그러나 중국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급변하고 고령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공무원의 안전성을 선호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빠른 속도로 형성됐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급여 수준도 높아졌다.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은 전자공학 분야 대졸자의 2019년 평균 월급은 6858위안(120만 원)인 반면 지방정부인 후이저우시 초급 간부는 월 최대 1만4000위안(약 246만원)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각종 복지혜택도 추가된다. IT 분야를 중심으로 주 6일 근무가 당연시되는 등 노동 강도가 높은 것도 청년층의 공직 쏠림현상을 부추겼다.

공시생이 늘면서 각종 공무원 시험 전문학원은 교육계에서 가장 주목 받는 산업으로 떠올랐다. 중국 최대 공무원 시험대비 학원인 중공교육(Offcn)은 현재 중국 300여개 도시에 오프라인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 수강생만 100만명이 넘는다. 온라인 강의도 운영 중이다. 중국 후룬 연구소의 '부호 리스트'에 따르면 이업체의 창업자인 리용신(45) 회장은 '공시생 제국' 건설로 순자산이 130억달러를 넘기면서 교육업계 1위 부자가 됐다.

후룬 연구소 측은 "중국 젊은이들이 민간 부문을 외면하고 공직 시험으로 몰려드는 추세는 새로운 부류의 중국 교육 기업가를 탄생시켰다"며 "중국 경제를 이해하려면 이제 교육에 대한 수요가 완전히 변했다는 것을 간파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