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약사 시노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로이터 연합뉴스

아랍에미리트(UAE) 성인 절반 가량이 중국 제약사 시노팜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두차례 마쳤으나 신규 감염자 수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시노팜 백신의 효능 자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UAE의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해 말 1000명대 초반 수준이었다가 올해 1월부터 급증해 지난 2월 초 4000명대로 치솟았다. 이후 진정 국면에 들어서 4월 초에는 2000명 아래로 내려갔으나 백신 접종 시행 이후에도 최근까지 1700명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UAE 성인 가운데 시노팜 백신을 2회차까지 마친 비중은 전체의 절반 이상에 달한다. 올해 이스라엘과 경쟁을 벌이면서 백신 접종을 빠르게 진행한 결과다. 당국은 백신 접종 확대를 고려해 시설 수용인원 제한 마스크 의무 착용을 제외한 대부분의 제한 조치를 해제했었다. 그러나 신규 감염자 수가 여전히 높은 수치를 보이자 전문가들은 ‘시노팜 백신 사용'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노팜 백신 사용을 허가한 UAE 정부는 수도 아부다비 시민들에게 시노팜 백신만을 제공했다. 당국은 이 백신의 감염 예방율이 86%라고 밝혔다가 이후에는 79%로 하향조정했다. 다만 두바이에서는 시노팜과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가운데 선택권을 부여했다.

더타임스는 “UAE 외에 중국 백신에 의존한 칠레, 세이셸 등의 국가에서도 높은 감염률이 유지되고 있다”며 시노팜 백신의 효능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질병관리청격인 질병예방통제센터의 가오푸 주임은 지난 3월 한 콘퍼런스에서 “중국산 백신의 효과가 비교적 낮기 때문에 다른 백신을 번갈아 이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었다.

시노팜 백신의 효능뿐 아니라 제조상 문제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WHO의 시노팜 백신 승인이 “중국의 백신 외교가 승리한 것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중국 내에서조차 자체 접종 프로그램을 소화하지 못할 만큼 백신 제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시노팜 백신을 수출할 물량도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한편 중국 정부는 오는 6월까지 전체 인구 14억 명의 40%에 대한 백신 접종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