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중동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미국 경제 전반에 새로운 물가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고용 시장에서는 기업들이 채용과 해고를 모두 자제하는 '저채용·저해고(low-hire, low-fire)'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로이터

연준은 3일(현지 시각) 공개한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에서 "중동 분쟁과 연계된 에너지 비용 상승이 물가 압력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에너지 가격 상승의 영향이 해운·포장·식료품·비료 등 다양한 산업으로 번지고 있으며,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연료비 상승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방준비은행이 각 지역 기업과 금융기관, 경제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수집한 경기 판단 자료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2주 전에 공개되며 통화정책 결정의 참고 자료로 활용된다.

이번 베이지북은 최근 취임한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 체제에서 나온 첫 번째 보고서다.

미국 경제는 전반적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개 연방준비은행 관할 지역 가운데 10곳에서 경제 활동이 소폭 증가했다. 다만 기업들은 비용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소비 심리가 약화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준은 "높은 불확실성과 소비 지출 둔화 조짐에도 향후 6개월 경기 전망은 대체로 변화가 없다고 기업들이 응답했다"고 밝혔다.

고용 시장은 눈에 띄는 확장세도, 위축세도 없는 상태다. 보고서는 "대부분 지역에서 고용은 필수 인력 충원이나 퇴직자 대체 수준에 머물렀다"며 기업들이 신규 채용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방위산업과 데이터센터 관련 수요가 늘면서 일부 제조업 분야에서는 채용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오는 16~17일 열리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번 회의는 워시 의장이 취임 후 처음 주재하는 통화정책 회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