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이란 무력 충돌 여파로 가로막힌 호르무즈 해협 통항로를 다시 열고자 새로운 다국적 연합체 결성에 나섰다. 주요 석유 운송로가 마비되며 글로벌 에너지 위기감이 고조되자, 국제 사회 동참을 압박하며 돌파구 마련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29일(현지시각) 주요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미 국무부는 28일 세계 각국 주재 미국 대사관에 외교 전문을 보내 '해양자유연합(MFC)' 참여를 독려했다. 국무부는 미군 중부사령부와 공동으로 이끄는 이 연합체를 이끌 예정이다.
미 행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상선 운항을 돕기 위해 참여국 간 정보를 교환하고 외교적 공조를 맞추며 대이란 제재를 집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국무부가 외교 작전 본부 역할을 맡고, 중부사령부는 실시간 해양 상황 파악을 돕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해당 전문에서 각국에 "참여는 항행 자유를 복원하고 세계 경제를 보호할 집단적 능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집단 행동은 통일된 결의를 보여주고 해협 통과를 방해하는 이란에 의미 있는 대가를 치르게 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명시했다.
해협 통제권은 교착 상태인 미국과 이란 평화 협상에서 핵심 쟁점이다. 미국 주도 연대 구축 방식은 그동안 동맹국들이 독자적으로 해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기존 입장과 다소 결이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트루스소셜에 "이제 스스로 싸우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며, 당신들이 우리를 돕지 않았듯 미국도 더 이상 당신들을 돕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은 통행료 미납 선박을 표적으로 삼고, 미 해군은 이란 항구를 오가는 모든 선박을 전면 봉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안이 해협 관리에 다른 국가를 끌어들이려는 미 행정부 의도라고 풀이했다. 다만 새 연합체 구상이 유럽 국가들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영국과 프랑스는 이미 지난 17일 파리에서 50여 개국이 모인 회의를 열고 독자적인 해협 통항 지원 방안을 모색 중이다. 유럽 국가들은 종전 이후 방어적 목적에 국한해 병력을 운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 국무부 역시 이날 전문에서 새 연합체가 영국과 프랑스 주도 해양 계획을 포함한 기존 안보 태스크포스를 보완하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이 구상은 대통령이 동원할 수 있는 여러 외교 정책 수단 중 하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