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이란전 여파로 세계 경제 성장이 둔화할 것이며, 최상의 시나리오에서도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9일(현지 시각) 워싱턴DC IMF 본부에서 연설을 통해 "새로운 평화가 지속되더라도 성장 속도는 더뎌질 것"이라며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해도 예전 상태로 깔끔하고 완벽하게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통행의 미래와 지역 항공 교통 회복 속도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 2월 28일 이란전 개시 이후, 세계 원유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며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세계 경제 전반에 연쇄적인 충격으로 이어졌다.
미국과 이란은 지난 7일 가까스로 2주 휴전과 해협 개방에 합의했지만, 핵심 쟁점의 이견이 남아 현재 불안정한 휴전 상태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 정상화를 비롯한 종전 합의 시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이번 전쟁으로 전 세계 일일 원유 공급이 약 13%, 액화천연가스(LNG) 공급이 약 20% 감소했다고 설명하며, "결과적으로 에너지 비용 부담이 커지고 글로벌 공급망에 차질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주요 원자재 가격을 끌어올리고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번 휴전이 유지될지, 전쟁 피해가 어느 정도일지에 따라 세계 경제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총재는 이번 충격이 나라별로 "비대칭적"이라며, 분쟁 지역과의 근접성, 에너지 수출국·수입국 여부에 따라 영향이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비중이 늘었지만 석유는 여전히 주요 에너지원"이라며, 각국이 에너지 효율성 제고와 다각화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IMF는 이번 사태를 반영해 자금 지원 수요가 최소 200억달러(한화 29조4640억원)에서 최대 500억달러(73조66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으며, 오는 14일 세계경제전망(WEO)을 발표할 예정이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최근 로이터 인터뷰에서도 "전쟁 영향을 고려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