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유조선에 실린 상태로 해상에 묶여있는 이란산 원유에 대해 30일간 한시적으로 제재를 면제하자, 인도와 중국을 포함해 원유가 절실했던 아시아 국가 정유사들이 일제히 이란산 원유 확보에 나섰다.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주요국이 이번 조치를 기회 삼아 저렴한 이란산 원유를 선점하면서 중동발 에너지 공급망 지형도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19일 미국 텍사스주 빅스프링 정유소. /연합뉴스

22일 로이터 등 주요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정부는 최근 유조선에 적재된 채 판매가 금지된 이란산 원유 판매를 앞으로 한 달 동안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면제 조치로 그동안 미국 제재에 묶여 시장에 나오지 못했던 약 1억 7000만 배럴 규모 이란산 원유가 풀릴 길이 열렸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시아 정유사들은 이 소식이 전해지자 마자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구매 의사를 타진하며 긴박하게 움직이는 중이다.

특히 인도가 이번 제재 완화에 가장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인도 국영 정유사 인도석유공사와 바랏석유, 힌두스탄석유 등은 현재 이란산 원유 수입 재개를 위한 세부 사항 검토에 들어갔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이란 대통령과 직접 통화를 나눠 해상 운송로 개방과 안전 유지를 강조했다. 인도는 과거 이란산 원유를 많이 사들였던 국가인 만큼 정부 차원 외교적 노력을 병행해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에너지 도입 비용을 낮출 계획이다. 중국 정유사들도 이번 조치가 시장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며 수입 가능성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중국 정유사들은 한 달이라는 제한된 기간 안에 얼마나 많은 물량을 실제 인도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일시적 제재 완화가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는 데 일부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면제 기간이 종료된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다시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에도 대비하는 분위기다. 로이터는 "인도 정유사들이 즉각적인 구매 계획을 세우는 가운데 다른 아시아 정유사들도 제재 완화 조건을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