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이란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사모신용 시장 불확실성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군사 조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았고, 대형 자산운용사의 펀드 환매 중단 소식에 금융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19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7.50포인트(0.54%) 하락한 4만9395.16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28% 내린 6861.89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 나스닥 지수 역시 0.31% 하락하며 2만2682.73으로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란 핵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향후 10일 안에 군사 공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을 현재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지목하면서도 "의미 있는 합의를 해야 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자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4% 오른 배럴당 66.73달러를 기록하며 작년 8월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 가격도 0.4% 상승한 온스당 4999.94달러를 기록하며 5000달러 선에 바짝 다가섰다.
금융 시장 이면에서 작동하던 사모신용 부실 우려도 현실화했다. 이날 대체투자 자산운용사인 블루아울캐피털이 개인 투자자 대상 사모신용 펀드 환매를 중단하고 자금 인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사모신용은 은행이 아닌 금융사가 기업에 직접 돈을 빌려주는 시장으로, 최근 몇 년간 급성장했으나 불투명한 구조가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이 소식에 블루아울 주가는 6%가량 급락했고, 블랙스톤과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등 동종 업계 주가도 5% 넘게 하락했다.
종목별로는 유통 공룡 월마트가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내놨다. 월마트는 4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수익 전망을 보수적으로 발표하며 주가가 1% 이상 빠졌다. 반면 아마존은 연간 매출 7169억 달러를 기록하며 월마트를 제치고 세계 최대 매출 기업 자리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시장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중동 내 군사 행동 가능성이 단기적인 위험 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프로시온의 안토니오 로드리게스 최고투자책임자는 "최근 시장 움직임은 주도권 변화의 확인 과정"이라며 "지수 하위 종목들에서 이익 모멘텀이 나와야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주식 시장 하락에도 소폭 상승했다. 비트코인은 전날보다 1.2% 오른 6만7113.68달러를 기록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0.01%포인트 하락한 4.07%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