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소매업체 월마트가 시가총액 1조달러를 돌파했다. 이커머스와 인공지능(AI), 자동화 투자 기반 대전환이 결실을 맺으면서 기업의 성장 가능성이 대폭 향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합뉴스

3일(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월마트는 오후 2시 30분 기준 전장 대비 2.5% 오른 127.16달러에 거래되며 시총이 장중 1조달러(약 1453조원)를 넘어섰다. 이날 월마트의 종가는 127.71달러로, 시총 규모는 1조180억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약 24% 오름세를 보인 데 이어 올해도 12%대 불기둥을 세운 결과다.

이로써 월마트는 시총 1조달러 클럽에 합류, 아마존·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대형 기술 기업)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기술 기업이 아닌 전통 유통기업 가운데 이 반열에 오른 것은 월마트가 처음이며, 미국 상장사 중에서는 빅테크를 제외하면 버크셔해서웨이에 이어 두 번째다.

월마트의 주가 급등은 온라인 사업 성장과 AI 기반 기술 투자에 대한 월가의 기대와 궤를 같이한다. 앞서 월마트는 물류 자동화와 AI를 활용한 재고·배송 효율 개선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왔으며, 이는 온라인 주문 증가와 비용 구조 개선이라는 결실로 이어진 바 있다. 여기에 장기적인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저가 전략과 빠른 배송, 폭넓은 상품군이 매출 확대를 뒷받침했다는 분석이다.

시미언 거트먼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직전 10년간 월마트가 심오한(profound) 변화를 거쳐 왔다고 평가했다. 거트먼은 "이번 1조달러 돌파는 소매업 역사에서 보기 드문 근본적 전환의 결과"라며 "월마트와 아마존의 성장은 다른 유통업체들에 상당한 도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이 처음부터 월마트의 미래를 낙관한 것은 아니다. 2016년 말 월마트의 시총은 2120억달러에 그쳤으며, 당시 경쟁사인 아마존은 3월 기준 미국 내 물류센터를 160개 이상 구축, 시총 3000억달러를 뛰어넘으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더그 맥밀런 전 월마트 최고경영자(CEO)는 임금 인상과 매장 개선, 온라인 사업 확대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었으나 투자자들의 시각은 되레 회의적이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이때부터 월마트 지분을 대거 정리, 2018년 완전히 철수했으며 버핏은 맥밀런과의 통화에서 "소매업 변화를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위기는 월마트가 급속한 성장을 이루는 기폭제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후 월마트는 이커머스를 확대하며 매출 확대 폭을 늘렸고, 고소득층을 겨냥한 상품 라인업을 강화했다. 아울러 미 전역 가구 95%가 당일 배송을 받아볼 수 있도록 물류망을 구축했으며, AI 도입을 통한 창고 자동화와 광고 사업으로 글로벌 인력 규모를 210만명 선으로 유지하며 비용 효율성을 제고하기도 했다.

실제로 월마트는 지난해 이커머스 부문이 처음으로 흑자 전환 국면에 진입했다는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2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나스닥으로 상장을 이전, 기술 기업으로의 인식 전환을 꾀한 전략 또한 주효하게 적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월마트의 수장이 전격 교체되면서 회사가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수 있을지 확인해야 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회사를 12년간 이끌어 온 맥밀런 CEO는 지난 1월 말 퇴임했으며, 미국 사업을 도맡아 온 존 퍼너가 새 CEO로 취임했다. 현재 월마트는 전사적으로 AI를 운영 전반에 접목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퍼너 CEO는 직원들에게 "제거가 필요한 기업 내 관료주의 사례를 공유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