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해온 '펜타닐 관세'를 10%포인트(P) 인하하는 행정명령에 4일(현지시각) 서명했다. 지난달 말 부산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 후속 조치다. 두 나라가 관세 전쟁 휴전에 합의하면서 얼어 붙었던 통상 관계가 일단 숨통을 트게 됐다.
이날 백악관과 AF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펜타닐 관련 대중(對中) 관세를 인하하는 행정명령을 공식화했다. 핵심은 오는 10일부터 중국산 제품에 적용하던 20% 추가 관세를 10%로 낮추는 조치다. 백악관이 4일 공개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이 조치는 10일(현지 시각)부터 발효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재집권 직후 '중국이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원료(전구물질)가 미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는 데 협조하지 않는다'며 징벌 차원에서 속칭 '펜타닐 관세'를 물렸다. 이후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중 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었다. 올해 초 양측이 100%가 넘는 '보복 관세'를 주고받으며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기도 했다.
갈등은 지난달 말 부산에서 열린 미중정상회담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았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내년 11월 10일까지 상호 고율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미국은 관세 인하 외에도 '섹션 301조'에 따라 부과한 특정 관세 만료 기한을 2026년 11월 10일까지 연장한다. 301조는 미국 무역법에 따라 불공정 무역 관행을 보이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또 특정 목록에 오른 기업 계열사까지 제재하는 규정을 1년간 시행 유예하고, 중국 해운·물류·조선 분야를 겨냥한 301조 조치 역시 1년간 시행을 보류한다.
중국은 펜타닐 제조에 쓰이는 특정 전구물질의 북미행(行) 선적을 중단하고, 다른 화학물질의 수출도 엄격히 통제하기로 했다.
'자원 무기화' 논란을 빚었던 핵심 희토류 광물 통제도 사실상 철회한다. 중국은 지난 10월 9일 발표했던 희토류 및 관련 광물에 대한 신규 수출 통제를 전 세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희토류, 갈륨, 게르마늄, 안티몬, 흑연 등에 대해선 미국 일반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게 허가(general license)를 발급할 방침이다. 백악관은 "2023년 이후 시작한 희토류 통제를 사실상 제거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산 농산물 시장에도 다시 큰 손으로 등장한다. 중국은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미국산 대두(콩) 1200만 미터톤(MMT)을 구매하고, 내년부터 2028년까지 3년간 매년 최소 2500만 MMT를 추가로 사들이기로 했다. 닭고기, 밀, 옥수수, 면화, 돼지고기, 소고기 등 광범위한 미국 농산물에 부과했던 보복 관세도 모두 중단한다.
AFP는 전문가를 인용해 이번 합의가 "수년간 이어진 양국 정상의 첫 대면 회담 이후 이뤄진 핵심"이라며 "깨지기 쉬운 미중간휴전(fragile US-China truce)을 연장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