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선 아래로 추락했다. 지난 6월 이스라엘발 중동 위기 고조 이후 넉 달여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던 인공지능(AI)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기 시작하자 가상화폐 같은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산했다고 했다.

비트코인은 4일(현지시각)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기준 24시간 전보다 약 7% 내린 9만930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한때 블룸버그 기준 9만6794달러까지 추락하며 10만 달러 선이 완전히 무너졌다. 지난달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12만6210.5달러) 대비 21% 급락한 수치다. 같은 시간 시총 2위 이더리움은 낙폭이 더 컸다. 12% 폭락해 3100달러 선에서 움직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7월 27일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비트코인 ​​2024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하락은 최근 고공행진하던 AI 기술주 하락과 맞물려있다. 경제전문매체 CNBC는 AI가 주도하는 증시가 지속 가능할 지에 대한 투자자 우려가 커지면서 가상화폐 같은 위험자산에서 손을 떼고 있다고 전했다. 가상화폐 투자자와 기술주 투자자가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비트코인은 나스닥 지수와 동조화 현상을 보인다는 분석도 덧붙였다.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기피 현상이 AI 거품 논란에서 시작해 가상화폐 시장으로 번진 셈이다.

가상화폐 시장에서는 지난 달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자금이 유출되며 투자 수요 냉각을 증명하고 있다.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펀드스트랫(Fundstrat)의 션 패럴 전략가는 최근 몇 주간 고래(대규모 투자자)들 매도세가 시장 약화를 주도했다고 했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장기화 우려도 악재로 작용했다. 셧다운이 12월까지 이어질 경우 미 재무부 일반계정(TGA)의 지출이 막혀 시중 유동성이 경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컴패스포인트(Compass Point)의 에드 엥겔 분석가는 "장기 보유자들이 여전히 매도를 이어가고 있다"며 "단기 보유자들까지 추가 매도에 나서면 가치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9만5000달러를 저지선으로 보고 있지만, 가까운 시일 내 가치를 끌어올릴 촉매(catalyst)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